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공사)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하차경매에 대해 농가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월농협을 비롯한 제주지역 양배추 농가들도 상경투쟁에 나서 오늘(18일) 오전 서울시청 잔디광장에서 항의 집회를 갖는다. 지역과 상품 특성은 물론 추가적인 물류비 부담으로 시행 유보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양배추 하차경매를 강행한데 따른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하차경매는 지난해 월동무를 시작으로 올 4월 조생종 양파, 7월 쪽파에 이어 9월 양배추, 10월에는 대파까지 시행하고 있다. 하차경매는 기존처럼 농산물을 화물차에 실은 상태에서 거래(상차경매)하는 것이 아니라 규격 포장한 뒤 팰릿에 쌓아 차에서 내려 거래하는 것이다. 산지에서부터 일일이 따로 포장을 해야 하는 탓에 이에 따른 작업비·자재비·물류비 등 농가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하차경매 전환에 따른 도내 양배추 농가들의 부담은 만만치 않다. 당장 연간 40억원의 물류비를 추가 부담해야 할 처지다. 상자·포장 구입은 물론 밴딩작업까지 해야 해 자재비와 인건비가 늘어난다. 또 팰릿으로 출하하면 기존 망작업보다 적재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그만큼 물류비가 더 증가한다. 그런데도 서울시의 지원은 추가 물류비의 6~7% 수준에 그치고 있다.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예년에는 10월 중순께 80~90% 가량 이뤄지던 포전거래가 30~40%로 뚝 떨어졌다. 하차경매에 따른 물류비 부담 때문이다. 

하차경매는 가락시장의 시설현대화와 물류체계의 효율적 개선을 통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도 공사가 결국은 생산자도 이득이라며 그에 따른 부담 대부분을 농가에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일방통행식으로 강행하기보다 적절한 지원과 합리적인 거래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 역시 나몰라라 뒷짐 질 일이 아니다. 농가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물류비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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