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라산 숨은물뱅듸에서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이 다수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제주 한라산 습지보호지역인 '숨은물뱅듸'를 정밀 조사한 결과 물이끼 군락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4종을 포함한 총 528종의 야생생물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은 해발 980m에 위치해 물이 잘 빠지는 화산지역에 속한 특이한 산지습지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숨은물뱅듸 정밀 조사를 지난 2015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습지보전법 제4조'에 따라 처음으로 실시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진행했다.

조사 분야는 지형·지질·퇴적물, 수리·수문, 식생, 식물상, 조류, 포유류, 육상곤충, 양서·파충류, 저서성무척추동물, 동·식물플랑크톤 등 총 10개 분야다.

조사 결과 숨은물뱅듸에 존재하는 물웅덩이는 '고층습원형 오미'라고 분류되는 국내 희귀 서식처이며 고유의 생태계가 양호하게 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란 물이 괴어 있는 곳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특히 숨은물뱅듸에서 물이끼 군락이 확인됨에 따라 강원도 인제의 대암산 용늪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 고층습원 습지로 조사됐다.

또한 숨은물뱅듸에서는 식물 291종, 조류 33종, 포유류 6종, 양서·파충류 9종, 육상곤충 124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19종, 동·식물플랑크톤 46종 등 총 528종의 서식도 확인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1급인 매, 2급인 자주땅귀개,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 총 4종이다.

이정환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장은 "숨은물뱅듸에 존재하는 특이 서식처인 오미에 대해 좀 더 세분화된 정밀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정밀조사 결과는 개별 습지보호지역에 대한 보전 계획 및 습지 관리정책 수립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경익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