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과수·일본 제조회사 전문가 등 현장점검 투입
안전 문제·오작동 여부·장비 결함 등 정밀감식 진행
약속시간 지체되자 유족 항의도…"검증 철저히" 호소

제주 삼다수 생산공장 근로자 사망사고 원인규명의 중요한 단서인 '기계 작동 이력'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돌입돼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3일 오후 5시께 사고 현장인 제주시 조천읍 인근 삼다수 생산공장 내부를 방문해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동부경찰서와 합동 현장감식을 벌였다.

이들은 삼다수 공장 내 안전상 문제와 장비상 오작동 여부, 장비 결함, 안전관리 실태 등을 중점적을 살피는 등의 정밀감식을 실시했다.

특히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제병기(페트병 제조 기계) 6호기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같은 설비인 제병기 4호기와 5호기를 가동시켜 비교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날 정밀감식 결과는 2~3주 후에 나올 전망이다.

뒤이어 오후 8시께 유족과 제병기 6호기 제조회사 소속 일본 측 전문가 3명, 대한산업협회,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A/S 기사 등 30여명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일본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기계 오작동 여부 등의 사고 원인 및 사실관계를 판명할 수 있는 '기계 작동 이력'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삼다수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원제작사인 일본 측 전문가가 기계 작동 이력 등을 살펴보는 작업"이라며 "원인 규명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명권 지방청 과학수사계장은 "시설장비 비교를 통해 기계를 컨트롤하는 센서의 부작용 등이 있었는지를 살펴볼 것"이라며 "명확한 사건 해결을 위한 단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족들은 당초 약속한 현장 방문시간 오후 7시30분보다 1시간여 지체되자 "유족들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는데 약속 시간도 안지키는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공사 측이) 말 바꾸기를 계속 하고 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뒤이어 기술자에게는 "오류 여부를 알고 싶어 참관하게 됐다"며 "검증을 철저히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20일 오후 6시43분께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김모씨(35)가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 부검을 실시한 결과, 김씨는 경부 압박에 의해 질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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