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화 제주특별자치도 보건건강위생과

복잡하고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우리 제주도는 인구증가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갈등의 요소가 곳곳에 내재되어있다. 

우리사회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때문에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으면서도 알려지기를 꺼려했다. 조현병, 자살 같은 말은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약물의 도움을 받으면 회복 가능한 우울증 같은 경우에도 정신의료기관의 진단을 받는 것을 '정신질환자'라는 낙인으로 인식해 치료를 미루다 오히려 만성화되기도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난 9월 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지난 2013년부터 전반적으로 감소되고 있는 반면 제주도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감소추세였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됐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우리나라 자살률은 24.3명(OECD 평균 11.8명), 연간 1만2000여명(지난해 기준)이며, 제주도의 지난해 자살 사망자수는 172명, 인구 10만 명당 26.7명이며, 그 중 30대와 70대의 자살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국정과제에 포함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맞추어 도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개입전략으로 제시된 게이트키퍼(생명사랑지킴이)를 2020년까지 도민의 5%인 3만5000명을 양성하기 위한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해 시행중이며 2019년에는 정신의료기관 접근성을 낮추기 위한 정신건강 검진비 지원 사업, 정신건강검진 접근성 확보를 위한 무인건강검진사업, 독거노인 우울증 전수조사 등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등록 관리 사업을 강화해 자살률감소를 위하여 노력할 예정이다.

이제는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이 고혈압·당뇨처럼 숨기지 않고 알려서 당당하게 치유를 받을 수 있는 환경, 누구나 도와 달라고 요청해도 부끄럽지 않은, 얘기해도 괜찮은, 함께할 수 있는 사회, 국가를 만들어야 할 때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역공동체에서 한사람이라도 소외받지 않도록 촘촘히 살펴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여 함께 하는 것'이며 이것이 진정한 제주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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