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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구원 '독거노인 생활실태…'보고서, 조사대상 10명 중 1명 "생활비 벌어야"
36.5%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노동, 건강 탓 주변 교류 제약, 관계 단절 위기감

올해로 84살이라는 김 모 할머니는 보행보조기 대신 이용하는 유모차 보관 주머니에 요구르트 하나를 챙겨 놓는다. 한달 몇 차례 자신을 찾아주는 사회복지사나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몸이 아파 한 달 20만원 남짓 나오는 기초연금에 의지해 생활한 지도 오래다. 김 할머니는 "자식이라고 하나 있는데 지금은 살아있는지도 모르겠다"며 "가끔 누가 말이라도 걸어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의 사정은 그나마 사회보장정보원 취약노인지원시스템을 통해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러지 못한 홀몸노인 수가 훨씬 많다.

사회적 지원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실제 빈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홀몸노인들을 위한 공적 노후소득 보장 지원책 마련과 선정 기준에 지역적 특색을 반영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주연구원은 24일 '제주지역 독거노인의 생활실태와 정책대응방안'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돌봄을 받는 홀몸노인의 79.4%가 기초생활보장비와 기초연금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수입(2.8%)과 현재 일을 해 번 수입(2.5%)에 의존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했다.

제주지역 홀몸 노인수는 올해 1만 133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노인돌봄서비스대상 노인은 4525명에 불과하다. 

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10명 중 1명 이상(19.6%)이 생활비 보전 등을 위해 일을 하고 있지만, 67.6%가 '현재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인식하고 있는 등 우울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일을 하는 홀몸 노인 중 36.5%는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노동을 했다. 사회활동 등 주변과 교류하는 경우는 7.2%에 불과했다. 그 이유도 건강(46.5%) 때문이었다. 복수 응답이기는 했지만 평소 찾아주는 가족으로 아들(18.1%)이나 딸(25.7%), 며느리(4.0%), 손자·녀(7.2%)보다 친인척·친구·이웃(28.9%)의 비율이 높았다.

제주연구원은 홀몸노인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악화', '관계 단절'로 인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사회 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사 대상 노인의 91.5%가 '현재 주거지에 계속 살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점 등을 감안해 '제주형 독거노인 공동생활거주체'와 지원 시스템을 조성하고 주체·시기별 대책을 통한 촘촘한 대응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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