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제주옹기굴제 28일까지 대정읍일대서
굴할망제·노랑굴 큰불때기 등 다채 행사 마련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숨을 쉰다. 제주인의 삶이 담긴 제주옹기그릇은 수천 번 남짓한 장인의 손길이 더해지며 숨구멍을 갖는다. 제주인의 숨과 혼이 담긴 살아있는 제주옹기를 만날 수 있는 축제가 이번 주말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전통옹기의 보존과 전승의 일환으로 시작한 '제주옹기굴제'가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제주옹기장과 질그릇'을 주제로 열리는  '10주년 기념 제주옹기굴제'는 2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고바치노랑굴 일대에서 열린다.

제주옹기 전통작업은 공동작업으로 이뤄졌다. 제주에서는 계를 만들어 공동으로 가마를 운영했는데 이를 '굴제(굴계)'라고 했다.

제주인의 삶이 담긴 제주옹기그릇은 수천 번 남짓한 장인의 손길이 더해지며 숨구멍을 갖는다(자료사진).

㈔제주전통옹기 전승보존회가 주최하고 문화재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예술재단, 글로벌이너피스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한다.

옹기굴제는 '굴할망제와 굴밥나눔행사' '10주년 기념 특별전' '제주질그릇 이야기 테마토크' '제주옹기 유적답사' '전통체험·놀이마당' 등 크게 5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제주에서는 그릇이 잘 구워지도록 굴할망이라는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옛 시절 굴마당에서 큰불때기가 이뤄지면 동네 아이들은 하얀 쌀밥 한 숟가락을 얻어먹기도 했다. 

'굴할망제와 굴밥나눔행사'는 옛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음식을 함께 나누는 행사다. 

'1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는 옹기굴제 10년 동안 노랑굴 큰불때기로 구워낸 도공들의 작품 전시와 경매 이벤트가 이뤄진다. 노랑굴은 제주 전통 가마로 노랑굴에서 구운 옹기가 노란색을 많이 띤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건조된 옹기를 노랑굴 안에 넣고 문을 막은 뒤 불을 붙여 연기를 굴 안에 덥히는 과정을 거쳐야 옹기가 완성된다. 작품전시와 함께 옹기굴제 기간 동안 노랑불 큰불 때기 과정을 재연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제주인의 삶이 담긴 제주옹기그릇은 수천 번 남짓한 장인의 손길이 더해지며 숨구멍을 갖는다(자료사진).

'제주질그릇이야기'를 주제로 이뤄지는 테마 토크에서는 '불대장과 가마·불이야기' '질대장과 흙이야기' '도공장과 그릇이야기' 등 작가와 함께 도공들의 옛 옹기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전신청 접수로 이뤄지는 유적답사는 고바치노랑굴 일대를 중심으로 인근 전통가마와 곶자왈을 답사한다. 

이와 함께 축제에서는 전통물래 그릇만들기, 흙구슬놀이, 허벅지고 물나르기 등 전통체험과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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