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거꾸로 가는 제주하늘길

자료사진.


수학여행·단체 급증 국내선 평균탑승률 95% 대부분 만석 
올해 하계 이어 동계도 운항횟수 줄어…제주경제 악영향 

관광성수기는 물론 연중에도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좌석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금·토·일요일 주말은 물론 월요일까지 만석을 기록하면서 관광객의 제주방문은 물론 도민들의 뭍나들이도 힘든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주기점 항공편수가 줄면서 내국인관광객 유치에도 차질을 빚는 등 제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말 항공석 구하기 전쟁

가족 경조사 때문에 대구에서 급히 제주를 찾은 김모씨(49·여) 가족 3명은 주말에 돌아가려 했지만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발목이 잡혔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늦어도 일요일까지 대구로 가려 공항으로 향했지만 이미 만석인데다 대기접수조차 안됐다. 김포는 물론 김해·청주·광주 등 모든 노선의 항공편을 알아봤지만 구하지 못했고, 결국 화요일 첫 비행기로 대구에 가야만 했다. 

이처럼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편 좌석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주말 항공편의 경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10일전부터 만석이 되면서 대기접수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경주 지진 여파로 올 가을 수학여행단이 다시 제주로 몰리고 있고, 일반단체관광객도 제주를 찾으면서 최근 제주기점 항공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95%를 넘어서고 있다. 평일 취약시간대를 제외한 사실상 대부분 노선이 포화상태다.

△슬롯문제 등 항공편 못 늘려

제주기점 항공난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항공편은 되레 위축되고 있다.

올해 동계시즌(10월 28일~내년 3월 30일) 12개 제주기점 국내선 운항횟수는 주 1466회(이하 왕복 운항 기준)로 지난해 동계기간 1482회보다 1.1%(주 16회) 축소됐다. 

앞서 올해 하계시즌(3월 25~10월 27일) 역시 제주기점 국내노선은 주 1526회로 지난해 동기보다 4회 줄었다.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편이 줄어든 이유는 양대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들이 국내보다 해외노선 확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공항의 경우 슬롯(시간당 운항가능 횟수)이 시간당 35회로 포화상태에 있어 항공기 운항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항공사들은 제주노선 지연율을 낮추기 위해 운항편수를 줄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제주기점 항공편 90% 정도가 소형항공기로 배치되면서 공급석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
항공난이 심해지면서 올해 9월말까지 제주방문 내국인관광객은 지난해보다 2% 감소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내국인관광객 감소의 이유중 하나로 제주노선 항공기 탑승률이 90%를 넘어서는 등 제주지역 접근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하는 등 제주하늘길 확충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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