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마을 9호 외도동

이호·도두동 등 권역형 맞춤복지 사업 '중심동'
복지통장 등 현장밀착형 관리 사각지대 최소화
선제적 대응·적극적 협조로 '살기좋은'업그레이드

제주시 외도동(동장 진수일)에 아홉 번째 착한마을 현판이 걸렸다.

외도동은 이호·도두동 등 3개 동을 연계한 권역형 맞춤형복지 사업의 중심동이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중심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복지자원의 체계적 지원을 위한 통합사례 관리 운영 등 체감도 높은 현장 복지 시책을 실현하고 있다.

친절·나눔 문화 확산 선도

제주시 서부 지역에 위치한 외도동은 9월말 현재 8149세대, 2만1703명이 거주하고 있다. 처음 연동·노형 밀집화에 따른 배후 마을 성격에서 벗어나 제주도내 '젊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65세 이상 노인이 1805명으로 전체 8.3% 수준을 차지하는 등 제주도내 43개 읍·면·동 중 14번째로 젊은 마을이다. 그만큼 활성화 기대치가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사회복지 영역에서 관리하고 있는 한부모가정이 247명, 기초생활수급자가 594명, 장애인 881명, 다문화가족 24세대 등 다양한 구성을 하고 있다. 

가파른 발전 속도와 이로 인한 지역내 양극화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의 적극적 협조로 현명하게 해결하고 있다.

특히 '소통과 화합을 통한 지역 활력화'라는 외도동의 목표 실현을 위한 공동체 결속과 친절 문화 확산에 지혜를 모으는데 공감했다.

29일 외도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외도동 착한마을 9호 현판식에는 이광호 노인회 분회장과 김형진 주민자치위원회 사무국장, 신완섭 통장협의회장, 강길선 새마을부녀회장, 고승보 바르게살기 위원장, 정재성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부회장,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등이 참석해 자축했다.

참석자들은 "'착한마을'을 어떻게 선정하는지 그동안 궁금한 점이 많았다"며 "지역에 맞춰 착실하게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준다는 점을 인정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권역형 맞춤형 복지 추진

지역주민이 한 목소리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은 올 한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권역형 맞춤형 복지 사업이다.

읍면동 복지기능을 강화하고 광역형 복지팀을 통해 찾아가는 방문상담과 통합사례관리, 민관협력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지역 주민의 복지체감도를 끌어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외도동을 중심으로 이호·도두동이 협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부천시 등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올 들어서도 1월 2018·2019년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21명을 확정했고, 2월 설맞이 어려운 이웃돕기부터 순차적으로 시기·지역 특성에 맞춘 복지 서비스를 구현해왔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을 대상으로 한 전문화 교육과 지역복지 민간 지도자 역량 강화 워크숍, 지역내 사회복지기관·시설 지역사회 중심 워크숍 등을 통해 주민 복지 역량을 고도화한 것 역시 외도동의 강점이다.

지금까지 권역형 사례관리회의만 33차례 개최했고 10건의 통합사례관리를 완성했다. 착한가게 24곳을 발굴하고, 협약 체결만 11건 진행했다.  

선제적 대응 효과 '톡톡'

숫자만 보면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지만 이들 사례 대부분이 행정과 지역단체·주민 등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발굴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 도움이 필요한 소외·취약계층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현장에 보다 밀착해야 하고 보다 촘촘한 보호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누구 하나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로 접근해야 가능하다. 지역 실정을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는 통장과 주민이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으로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가구부터 돌봄 부담이 과중한 가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50·60대 단독가구, 공공·민간의 도움이 미치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발로 찾았다. 이를 통해 올들어 10월까지 67건의 지원이 이뤄졌다. 

통장에게 복지 관련 역할을 부여한 '복지통장'제도는 소외계층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고독사 등 사회 문제를 예방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 복지통장이 현장에서 막아낸 위기 사례와 추가 복지지원을 실현한 사례가 31건이나 된다.

필요한 것을 찾아주는 맞춤형 지원을 실현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외도동은 올해 지역에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 산수화가인 추보배씨의 개인전시회를 지원했다. 장애와 경제적 한계로 2008년 갑작스런 병으로 눈과 귀의 기능 80% 이상을 잃은 추 작가는 50세가 넘은 나이에 붓을 잡았다. 전국 단위 공모전에서 10여 차례 입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경제적 한계는 추 작가의 창작 의지를 꺾었다. 그런 추 작가가 다시 살고 싶다는 의욕을 불태울 수 있었던 것은 외도동 맞춤형복지팀과 지역주민들의 관심으로 연 개인전이었다.
 

주인인 동민이 스스로 만들어낸 협업시스템 강점

진수일 외도동장.

진수일 외도동장

"'동민이 주인'이라는 생각이 적극적 협조로 이어졌다. 어려운 일을 돕고, 기쁜 일을 나누는 것이 마을의 공통 관심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외도동의 강점이다"

진수일 외도동장은 '착한마을'선정에 강한 긍지를 보였다. 

올해 읍면동 복지기능 강화를 내건권역형 맞춤형 복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걱정이 적잖았다.

진 동장은 "다양한 시책 사업을 발굴하지만 주민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그런 점에서 볼 때 외도동은 열린 생각과 열린 가슴을 가진 마을"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매월 셋째주 월대천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도깨비 좌판 장터다. 연말 어려운 가정과 사회복지기관을 지원할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이 십시일반 뜻을 모았다. 현재까지 1000여명이 참여해 여분의 생필품 등을 나누고,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는 것으로 성금을 모았다.

진 동장은 "장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적은 없다"며 "아이들에게는 주고 받는 것으로 정을 키우는 지혜를 가르치고, 주민들 역시 지역 구성원으로 뜻깊은 일을 했다는 만족감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자랑했다.

이밖에도 외도동은 문화정착을 위한 13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민원봉사 등을 통해 지역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

진 동장은 "지역 복지 욕구를 맞춘다는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것과 연결된다"며 "앞으로도 동민 중심의 소통강화로 살맛나는 외도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나눔문화의 힘

김태규 위원장.

외도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김태규 위원장

"뭘 할 수 있을까 보다는 해야 할게 뭘까 하는 생각의 전환이 큰 힘이 됐습니다"

꾸준한 인구유입으로 상대적으로 공동체 기반이 약한 외도동이 '착한마을'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김태규 위원장의 생각은 확고했다.

누군가 등을 떠밀어 하는 일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동력은 지역을 행복하게 하는 나비효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혼자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여럿이 모이면 가능해지지 않냐"고 되물었다.

외도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웃을 찾아내고 인적·물적 후원이 가능한 지역 중소기업이나 음식점 등 자영업자를 연계하는 것으로 다양한 복지 지원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차원에서 중장년 1인가구 전수조사, 독거노인 가구방문 등 사회보장급여를 필요로 하는 복지사각지대 대상자를 발굴한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지역 내 8개 사회복지 기관·단체와 손을 잡고 '복지통장'22명이 '외도팀'을 이룬 것도 값지다.

김 위원장은 "공동주택과 이주민이 늘면서 이웃에 누가 있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아쉽고 안타까운 일도 늘어났다"며 "더불어 나누는 지역사회공동체 관계망 확충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 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할 일도 많다. 김위원장은 "어려운 이웃을 주변에서 추천하는 사랑의 우편함 설치라던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및 장애인과 함께하는 문화탐방 나들이 행사를 구상하고 있다"며 "사회보장급여 대상자를 돕기 위한 희망나눔장터 운영 등 보다 많은 복지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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