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제주와 새 삶터
고윤식 작가 '이방인, 일그러진 이상향'전
배중열 일러스트레이터 '제주를 기록하다'
이주민 모임 '미인회' 첫 회원 그림전 진행

예술작가들에게 '제주'는 그 자체로 무한한 영감을 주는 소재다. 예전 그대로의 자연과 삶에서 위안을 얻는 한편으로 변해가는 것들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허전함과 쓸쓸함,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제8회 초계청년미술상을 수상한 제주 출신 고윤식 작가는 31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NE:UTOPIA part2-이방인, 일그러진 이상향'전으로 그 복잡한 감정을 풀어낸다.

독일 유학으로 9년의 시간을 보내고 지난해 고향으로 돌아온 작가에게 제주는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곳이자,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잃어버린 이상향이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문화적 혼돈기의 제주, 정체성과 본질이 간과되고 유행이라는 분위기로 모든 사람들에게 흡수되는 낯선 광경이 작가에게는 무서움과 묘한 경계를 느끼게 한다.

작가는 혼돈의 상황을 이방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고,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또 진정한 이상향은 무엇인지 작품으로 이야기 한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2010년 제주에 정착한 배중열 일러스트레이터는 지난 8년간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제주의 풍경들을 기록으로 남겨왔다.

배 작가는 제주의 풍경과 동네,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모아 오는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심헌갤러리에서 '제주를 기록하다'전으로 선보인다.

투박한 제주 돌집, 아름다운 삼나무 숲길, 자주 걷던 동네의 돌담길 등 불과 몇해 전 그림으로 담아냈던 모습은 많이 바뀌거나 사라지고, 본연의 모습을 잃기도 했다.

작가는 '기억하는 제주의 모습을 작품 속에 담아내는 것이 제주를 깊이 바라볼 수 있는 기록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변해가는대로, 또 그대로인 모습을 오늘도 그림으로 기록한다.

배 작가는 앞서 2015년 「제주담다, 제주닮다」 스케치 에세이를 펴낸데 이어 내년 「제주 맑은 날, 제주 동네 드로잉」도 출간할 예정이다.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열정적으로 그림을 배워온 제주 정착 이주민들도 '미인(人)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첫 회원그림전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미인회는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오현단 제주성지에 있는 W스테이지에서 전시를 통해 제주문화센터 개관 이래 4년간의 작품활동 성과를 선보였다.

회원들을 지도해온 김규남 천아트 전문가와 서양화 전공 김진영 원장을 비롯해 노은숙·박정자·조서윤·오드리(아크릴화), 박민유(포크아트), 김효선(천아트), 김대민(초코아트) 등 9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라산과 주상절리, 해녀, 수국 등 낯선 제주의 풍광을 담은 회화작품을 비롯해 거울, 시계, 에코백 등 생활용품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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