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편집부 차장

소문(所聞).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소문을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서동요는 한국 최초의 4구체 향가다. 백제의 서동(백제 무왕의 어릴 때 이름)이 신라 제26대 진평왕 때 지었다는 민요 형식의 노래로 전해지고 있다. 무왕이 어릴 때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사모하던 끝에 신라의 서울에 가서 성안의 아이들에게 선심을 쓰며 이 노래를 지어 그들에게 부르도록 했다고 알려졌다. 서동요의 주요 내용은 선화공주가 밤마다 몰래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는 것이었는데, 이 노래가 대궐 안에까지 퍼지자 왕은 마침내 공주를 귀양 보내게 됐고, 서동이 길목에 나와 기다리다가 선화공주와 함께 백제로 돌아가서 그는 임금이 되고 선화는 왕비가 됐다는 이야기다.

최근 한라산 소주의 제조용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사실이 확대되면서 청정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오염됐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퍼지고 있다. 이에 앞서 한라산 소주와 관련한 소문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을 휩쓸었다. 지난해 5월 불거진 제주시 한림읍 축산분뇨 무단방류 사건 이후 한림읍 지역 전체 지하수가 오염됐다는 잘못된 정보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급속히 퍼진 것이다. 이에 한라산 소주는 "악의적인 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지하수 수질 검사 결과 등을 공개했다.

한라산 소주와 관련한 소문은 국내 소주 업계가 경쟁상대인 한라산 소주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란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도 나돌고 있다. 더 나아가 먹는샘물 제조업체도 이에 가세하면서 청정 제주 지하수로 만드는 제주 삼다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말도 퍼지고 있다.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는 속담처럼 소문은 확산 속도 또한 빠르다. 서동은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소문을 냈다. 소문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출처도 알기 어렵다. 하지만 소문을 낸 당사자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소문이나 가짜뉴스가 확대될수록 사회적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믿고 사는 사회를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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