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대생 기자

평화재단, 30일 4·3유해발굴지 현장설명회 개최
도두동서 유해 4구 발견…재매장된 것으로 추정
공항 내에서는 미발견…유족들 "안타까운 심정"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공항 인근에 재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4·3희생자 유해 4구가 30일 공개됐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이날 제주공항 및 도두동 4·3유해발굴지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조사내용 및 조사결과에 대한 설명과 함께 유해발굴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김대생 기자

조사결과 도두동 일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성인 유해 2구와 10대 초반 추정 유해, 2~3세로 추정되는 영·유아 유해 등 총 4구의 유해가 확인됐다.

도두동 유해발굴은 지난 1973년 공항 확장공사 중에 노출된 유해를 종이에 싸서 제주시 오일장 인근 밭에 2차 매장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유해 가운데 성인으로 추정되는 유해 1구는 두개골과 팔, 다리 양쪽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으며 또 다른 성인 유해 1구는 두개골과 다리뼈 한쪽이, 10대 초반 추정 유해와 영·유아 유해는 두개골만 발견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4·3 당시 제주공항 부지에 매장됐다가 임의로 옮겨져 2차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김대생 기자

반면 제주공항 내 남북활주로 인근 유해발굴지 3곳에서는 탄두 1점을 제외한 매장구덩이나 유류품 등은 확인되지 않으면서 유족들은 아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강창옥 제주북부예비검속희생자유족회 이사(82)는 "공항에서 많은 유해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발견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공항 내에 많은 유해가 묻혀있는 것이 확실한 만큼 앞으로 지속적인 유해발굴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항 조사에서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어딘가에 2차 매장됐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유해발굴 대상지 확대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평화재단은 도두동에서 발굴한 유해의 DNA 감식 등 신원을 확인하고 북촌, 선흘 등 암매장 추정지에 대한 유해발굴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4·3희생자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발견된 유해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원확인 등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평화재단은 제주도,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등과 함께 유해발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7월 개토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해발굴에 착수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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