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줄줄 새는 상수도, 물 부족 섬 제주 <상>

제주도 상수도의 유수율을 높이기 위한 상수도관망 최적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의 하나로 유량계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상수도관망에 밸브를 달아 유량계가 들어있는 파란색 통과 연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16년 기준 누수율 41.4%…전국 최고 수준 불명예
유수율도 전국 대비 절반에 그쳐…연간 손실 수백억
도, 지난 2013년까지 수년간 통계조작 등 피해 키워

최근 제주도 인구와 관광객 등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물 수요도 급증하고 있지만 제주도의 상수도 문제는 열악한 실정이다. 특히 제주지역 1인당 상수도 사용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누수율 역시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유수율 제고사업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민들에 손실 전가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지역 상수도 누수율은 2014년 43%, 2015년 41.7%, 2016년 41.1%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누수율이 가장 낮은 서울시(2016년 기준 2.3%)와 비교하면 17배 이상, 전국 평균(2016년 10.6%)과도 4배 가량 높다.

정수장 수돗물 생산량 중 요금수입으로 받아들이는 수량의 비율인 유수율은 2014년 43.2%, 2015년 44.5%, 2016년 45.7%다. 2016년 기준 17개 시·도 평균 84.8%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상수도 유출로 인한 손실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상수도 유출로 인한 손실은 2012년 221억원, 2013년 293억원, 2014년 259억원, 2015년 262억원, 2016년 284억원 등이다.

이는 상수도를 통해 보낸 물의 절반 이상이 가정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연평균 250억여원의 물이 땅 속으로 버려지고 있다.

특히 도내 수돗물 평균 단가는 805.6원으로 전국에서 6번째 수준이지만 전국 평균 유수율을 적용할 경우 수돗물 평균 단가는 452.2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아진다.

이로 인해 도민들은 다른 지역 보다 더 비싼 수도요금을 지불하면서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 '쉬쉬'하다 문제 키워

제주도가 상수도 유수율과 누수율 통계를 수십 년째 조작하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3년 당시 제주도는 도내 상수도 유수율을 76.9%라고 발표한 바가 있지만 실제로는 44%에 불과했다.

특히 도는 환경부에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유수율을 76.7%로 보고했고 도는 이 기간 유수율 제고사업에 504억원을 투자했다.

도는 유수율이 7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상수도 정비와 관련된 국비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수년간 도민을 조직적으로 속인 것이다.

이처럼 이미 수년 전부터 유수율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지만 행정은 이를 쉬쉬하다보니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이 떠안고 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제주지역 상수도 유수율 제고를 위해 K-water와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상수도 유수율 제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수율 조기 향상으로 수도사업 경영개선 및 수돗물의 안정적인 공급기반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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