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훈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세계섬학회장

지난 10월 30일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린덴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가 '2018 제주세계평화 아카데미 워크숍:한반도 평화음악을 통한 4·3 사회방안'에 대해 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에서 원 감독은 학생들에게 '음악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희망 가져오기(Bringing hope for peace in Korea through music:예일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를 소개했다. 

원 감독은 지난 8월 6일부터 12일까지 9번째 비무장지대에서의 린덴바움 오케스트라와 예일대 심포니 오케스트라(음악감독 토시유키 시마다)와 악단원 야곱 스위트와 콘노리드, 린덴바움 오케스트라의 젊은 참여자 타일러 신과 엘리오트 신이 협연했다. 원 감독은 제주 4·3화해 시카고 컨퍼런스의 '잠들지 않는 남도' 공연으로 4·3 수형인의 마음을 치유하면서 음악을 통해 미국정부의 4·3치유에 참여를 가능케 할 수 있는 문화의 다리를 놓으려 했다. 내년 5월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4월 20일 방문해 화제가 됐던 제주 벚나무 자생지가 있는 미국 워싱톤 D.C. 어메리컨 대학교 한국정원에서 6자회담국+제주평화의 섬(6+1) 4·3 치유의 6중주 실내악연주 계획도 이러한 취지의 제안이다. 음악은 평화 그 자체를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이뤄내는 다리를 놓을 수 있다. 이러한 믿음이 지난 2011년부터 북한과 가까운 민통선에서 남·북화해의 평화선율을 울려온 만큼 이제 원산과 워싱톤 D.C.를 잇는 평화 문화의 다리를 놓고자 한다. 

원 감독은 KBS 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할 때 제주의 한라산을 동반 등산한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했다. 음악가들도 평화 음악의 다리를 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원 감독이 시카고 4·3 컨퍼런스에서'잠들지 않은 남도'를 연주해 미국관중들을 감동시켰듯 북한 작곡가의 '아리랑'을 한라산 자락에서 연주한다면 제주의 평화선율을 6자회담국으로 울려 퍼지게 할 수 있다. 

지난 9월 19일 제주대 세계환경과 섬연구소가 KBS 제주의 보도를 통해 '제주 왕벚나무 원산 숲길 조성의 평화문화제'를 제안해 북한정부와 한국정부의 승인을 받아 남·북화해의 협력에 기여하고자 한다. 

내년 3월 28~29일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6+1 원산 문화포럼'과 린덴바움 오케스트라의 '6+1 한반도 평화음악제'와 함께 원산 달마공원에서 6자회담 국가의 사람들과 제주 왕벚나무 숲 길 조성사업의 첫 삽을 뜰 수 있는 풍경은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다. 

제주 왕벚나무 3000그루가 지난 1912년 문화대사가 돼 미국 워싱톤 D.C.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해 포토맥 강가에 심어졌다. 이 왕벚나무가 미국 식수 31년 지난 1943년 3월 29일 미국의 하원 존 란킨 의원이 미국의사당의 연설에서 '한국의 벚나무'임을 확인한다. 제주대 학생들이 이를 기념해 내년 3월 29일 원산에서 그리고 내년 5월 1일 미국 워싱톤 D.C.에서 '6+1 제주벚나무 문화제'의 교류개최 계획을 김태석 도의회 의장에게도 건의한다. 제주대 세계환경과 섬연구소는 '6+1 문화포럼', 린덴바움 오케스트라의 '6+1 음악제'와 제주대 학생들의 '6+1 원산 왕벚나무 숲길제'의 공동 개최를 제안한다. 지난 5월 14일 당시의 정세균 국회의장은 상원 크리스 머피 의원과 미국의회에서 제주 4·3간담회를 개최했던 하원 마크 다카노 의원을 원산 '6+1 문화포럼'의 기조연설자로 초청해 남·북 협력에 공동 기여하자는 서한도 보내졌다. 지난 1982년 제주대학로에 왕벚나무 벚꽃길을 조성한 현평효 전 제주대 총장의 지혜가 지금은 왕벚꽃 축제의 거리로 조성되었듯 북한 원산의 왕벚나무 숲길을 조성하는 '6자회담국+1 문화포럼'과 한반도 평화음악제가 훗날 북한의 왕벚나무 문화제로 발전하는 모습을 꿈꾸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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