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사 종각의 현재 모습.

민간사찰 태풍 피해 복구지원 근거 없어…문화재 보호 등 지원 마련 절실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23호 '석조여래좌상과 복장유물'이 있는 서귀포시 사찰 '정방사'의 종각이 지난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훼손된 채 장기간 방치돼 이곳을 찾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이 대풍 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피해복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화재 관리 부실로 훼손 우려가 커지는 등 보호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6일 찾은 서귀포시 정방사 대웅전 옆 종각은 원형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종각 터만 남아 있었다.

종각 터 구석에는 종각 건물에 사용됐던 목재가 쌓여 있고 밑기둥 역할을 하던 돌 등도 무너져 널브러져 있는 상태였다.

정방사 종각의 현재 모습.

약 50년 전에 지어진 2층 규모(1층 면적 16.5㎡)의 정방사 종각은 매일 오전 4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타종을 하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8월 23일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종각 건물이 무너졌다.

피해를 입은 정방사는 태풍 피해 접수를 했고, 서귀포시 재난관리정보시스템(MDS)에 등록됐다.

문제는 민간사찰에 대한 태풍피해 지원 규정이 없어 행정당국으로부터 복구지원을 받지 못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방사 관계자는 "이곳 정방사는 서귀포에 처음으로 법당이 들어선 곳이자 제주도 유형문화재인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곳이다"며 "종각 복구를 위해 인근 주민과 신도들의 도움이 이어지고 있지만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행정당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방사 종각 태풍 피해 건은 문화재가 아닌 민간 사찰의 종각으로 태풍피해 복구지원 근거가 없어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방사는 1938년에 창건, 불법 홍보에 전력을 다해 포교당 역할을 충실히 해오다가 제주 4·3을 거치면서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이후 혜일 주지가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중창불사가 본격적으로 전개하면서 전통사찰로서의 면모를 다시금 갖추게 됐다.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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