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숙소 번개탄 피운 흔적·딸 안고 바다로 내려간 모습 확인
숨진 여아 부검결과 전형적인 익사 소견...사망시간은 2일 추정

지난 4일 제주 해안에서 숨진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엄마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주에 들어와 모녀가 이틀간 머물렀던 숙소에서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된데다 아이 엄마가 딸을 안고 바다로 내려간 사실 등 추가 행적이 확인됐다.

6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36분께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양(3·경기)과 A양의 엄마(33)가 지난달 31일 김포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제주에 온 뒤 마지막 행적은 지난 2일 새벽으로 확인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2일 새벽 2시31분께 이틀간 머물던 제주시 삼도동 모 숙소 앞에서 모녀가 택시를 타고 7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에 내리는 것을 확인했다.

주변 식당 폐쇄회로(CC)TV를 통해 모녀가 2일 오전 2시47분께 해안도로에서 바다로 향하는 계단으로 내려가는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A양 엄마는 이불에 감싼 세살배기 딸을 품고 바다쪽으로 향했지만 올라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주변 CCTV에 찍힌 A양의 옷은 숨진 채 발견된 당시와 같은 옷을 입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양 엄마가 11월 1일 마트에서 번개탄과 라이터, 부탄가스 등을 구입한 사실과 2일 객실 욕실 바닥에 번개탄을 피워 그을린 흔적이 발견된 점 등에 미뤄 극단적인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6일 오후 진행된 A양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강현욱 제주대학교 부검의는 폐의 상태로 봤을 때 익사자의 전형적인 외형을 보였고 사망시간은 A양이 발견된 지난 4일로부터 48시간 전인 2일쯤 추정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제주경찰과 해경은 용담 해안도로와 A양이 발견된 신엄리 해안을 중심으로 수상수색을 벌이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머니 행방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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