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수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가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81~1996년 출생해 새로운 밀레니엄(2000년) 이후 성인이 된 이들은 한국의 경우 현재 22~37세에 해당하며 그 수는 109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2%, 1인가구 비중은 55.2%, 월평균 소득은 278.5만원이라고 한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급속한 기술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성장했고 그것을 체득해 일상생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 밀레니얼 세대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자기 표현욕구가 강하고 '나를 위한 소비' '맞춤형 소비'를 추구한다. 

반면 학자금 대출, 소득 감소, 주거 불안 등으로 결혼을 미루고, 극심한 경쟁과 스트레스로 인해 '나 홀로 소비'가 일상이다. 또한 개인의 취향과 다양성을 중시하며 기존 대기업이 획일적으로 대량생산을 통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거부하고,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개성 넘치는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제주 화장품산업은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과 함께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됐다. 지난 1994년 감귤향수 개발로 최초의 지자체 향수로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의 제주화장품공장을 구축(2005년)하고 고유의 화장품원료와 이를 활용한 제품들을 다양하게 개발했다. 

그 결과 지난 2004년 4개사에 불과하던 화장품 기업체가 2012년 38개사, 2018년 현재 140개사로 증가하고, 제주산 원료 272건이 국제화장품원료집에 등재되는 등 화장품산업 생태계가 발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반면 제주와 아무런 연고 없이 제주의 청정 이미지만을 끼워 팔고 있는 제품들이 범람하면서 지역 향토 화장품기업들의 국내·외 시장진출을 가로막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15년 11월 화장품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2016년 5월부터 제주화장품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주산 원물이 포함된 제주산 원료를 10% 이상 함유한 화장품으로서 제주지역 소재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인증하도록 해 '제주' 이미지 훼손을 막고, 제주 화장품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자 지자체 최초로 운영하는 제도다. 현재 35개사 164개 품목이 제주화장품 인증기준을 통과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는 블록체인 특구, 전기자동차 특구와 함께 화장품 뷰티 혁신 특구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25일 균형발전위원회가 제주에 개인 맞춤형 화장품산업 생태계 조성을 의결하면서 제주 화장품산업 특성화의 기회가 마련됐다. 

맞춤형 화장품은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에 다른 화장품의 내용물이나, 식약처장이 정하는 원료를 추가해 혼합한 화장품과,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을 소분(小分)한 화장품을 말한다.

앞으로 맞춤형 화장품은 고객 취향에 따라 섞어 쓰거나 특정 성분과 향, 색소 등을 조합하는 단계를 넘어, 첨단 바이오기술과 4차 산업혁명의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접목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피부진단 결과와 유전자 정보 분석결과를 반영한 개인별 맞춤형 화장품 처방이 결정되고, 스마트 팩토리 및 패키징 기술이 개발되면서 개인 맞춤형 화장품 제조가 1시간 이내로 가능할 전망이다.

이제 제주 화장품 기업들은 기존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요구하는 제주 화장품의 가치를 발빠르게 파악하고, 제품의 독창성과 상품성으로 감동을 이끌어 내야한다. 그리고 건강, 환경, 지속성장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 작은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 여기에 고도의 기술력이 융합된 개인 맞춤형 화장품 기술의 선진지로의 지속 발전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가 찾는 화장품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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