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환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2학년

TV 채널을 둘러보다 우연히 비무장지대(DMZ)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지뢰 사고가 날 수도 있어 절대 흙, 풀을 밟으면 안 된다"라는 멘트와 영상 안의 도로는 여느 농촌 풍경과 다르지 않은 곳이지만 '지뢰' 표지판이 스쳐 지나갔다. 그 때 필자의 나이는 중학교 2학년,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 시기였다. 그 때 필자는 몰랐다. 비무장지대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지금의 필자는 중학교 때의 나와 별반 차이나지 않았다. 비무장지대는 그저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단순히 '비무장지대'라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별다른 감흥 없는 단어였다. 비무장지대에 대해 알아보기 전 비무장지대에 대한 필자의 인식은 그저 6·25전쟁 중, 휴전 이전까지도 조금이라도 더 영토를 점유하기 위해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지역, 그런 분단과 아픔의 상징이 되는 장소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필자의 인식과 생각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비무장지대 생태평화공원, 그 이상인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중앙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큰 국가적 사업으로 볼 수 있다. 그 곳은 휴전 이후 60년이 넘도록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민간인의 출입을 포함한 모든 출입을 제한하면서 전쟁 당시 파괴됐던 모든 생태자원들이 다시 자라나 지금은 세계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태계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또 그 생태학적 가치와 생물다양성의 가치는 세계로부터 점점 주목받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는 남과 북의 사이에 위치해 잠재된 평화와 화합의 상징이 되는 지역으로 차후 앞으로의 남·북관계의 앞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곳이다. 비무장지대는 과거에는 분단과 아픔의 상징이 되는 장소였지만 오늘날에는 다시금 남과 북이 이어질 수 있는 희망이 시작되는 공간, 생명과 화합의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남·북한의 군사적 정점에서 세계평화공원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매설돼 있는 많은 지뢰 등 군사시설물의 안전한 제거 방안도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도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해 함께 비무장지대를 더 이상 대치의 장소가 아닌 평화의 장소로 변모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면 비무장지대는 단순한 생태공원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 세계가 인정하는 평화의 상징인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비무장지대 안에는 한국 주민이 사는 대성동 '자유의 마을'과 '평화의 마을'로 이름 붙여진 북한 측 마을이 있다. 이러한 마을들의 이름처럼, 민족의 아픈 상처로 남은 비무장지대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평화의 공간으로 후대의 남겨지고 기억될 수 있도록 모두의 마음이 모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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