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소방의 날] 제주 소방관 현주소는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 기준 대비 436명 보강 필요
순직 5명·공상자 101명 이르러…국가직 전환 등 시급

소방관들은 매일 목숨을 걸고 화마와 싸우는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선다. 소방관들이 흘린 눈물과 땀, 희생정신은 국민적 공감을 사고 있지만 처한 현실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119를 상징하는 소방의 날을 맞아 제주 소방관의 근무환경과 처우 문제를 짚어본다.

△현장 인력 태부족
택지개발과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소방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제주 소방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제주지역 화재·구급·구조·생활안전 등 119신고는 올해 8월말 기준 14만6768건으로, 하루 평균 604건에 이른다. 이들 신고로 소방관들의 현장 출동은 하루 평균 211건이다.

현재 제주도 소방공무원 정원은 819명이고, 실제 근무인원(현원)은 정원보다 4명 부족한 815명이다.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 기준을 적용하면 제주 현장활동 부족인력은 436명이나 된다.

소방 수요에 비해 현장 인력은 부족하다보니 제주 소방관들은 격무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119상황실의 경우 수보·관제·보고 처리 인력 부족으로 상황별 신속한 지휘통제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응급처치안내 등 구급상황관리센터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재난현장에서의 골든타임 확보는 물론 3교대 근무, 구급차 3인 탑승 등 대응력 강화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인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7% '건강 적신호'
지난해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제주 소방관 702명 중 건강이상 소견(유소견·요관찰)은 471명(67.1%)으로 조사됐다.

제주지역 소방관의 건강 이상률은 전국 평균 62.5%보다 4.6%포인트 높다. 특히 유소견율(27.2%)은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질병 소견으로 관리가 필요한 소방관 비율이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이들에게 지원되는 특수건강진단 예산은 매년 줄고 있다.

1인당 특수건강검진 비용(16만7280원)은 전국 소방본부 소재지 18곳 중 세번째로 적다. 2016년에 비해 지난해 검진비용도 21.1% 줄었다.

소방공무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을 예방·관리하기 위한 심신안정실 설치도 전국 수준에 못 미친다. 

제주 설치율은 17.4%(대상 소방안전센터 23곳 중 4곳 설치)로 전국 시·도 가운데 16위다. 

여기에 119구급대원 폭행도 잇따르면서 2016년부터 올해 10월 현재까지 16명이 폭행 피해를 입었다.

제주에서 2001년 이후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5명, 공상자는 101명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소방관 처우개선의 핵심인 국가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2022년까지 부족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며 "도민들의 관심이 소방관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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