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수잔나역 정유리, 피가로역 최효림, 백작역 한진혁, 백작부인 권효은씨.

신진 성악가 모임 오페라팩토리, 각색 공연으로 관객 소통
노래 아름다움 살리면서 설명 부분 연극 형식 도입해 관심
15일 오후 7시30분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서 출범 첫 공연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젊은 성악가들에 의해 '위기의 피가로'로 재탄생했다.

보마르셰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피가로의 결혼'은 18세기 이탈리아 코믹 오페라의 대표적 작품으로 세계적인 인기작이다. 경쾌한 서곡에 이어 등장인물들의 사랑 행각이 웃음을 자아내지만 치밀한 심리 묘사로 단순한 희극에 머물지 않는다.

제주에서 이 오페라의 진정한 매력을 알리기 위해 오페라팩토리(대표 권효은, 리더 최효림)가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오페라팩토리는 오페라를 사랑하는 도내 신진 성악가 10여명이 2016년 만든 모임으로, '쉽고 재미있는 오페라'를 목표로 패기 있게 뭉쳤다. 현재 도립제주합창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있는 멤버들이다.

이들은 유쾌한 각색을 통해 관객과 함께 웃고, 관객과 가까운 곳에서 연주하며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오페라 무대를 꿈꾼다.

이번 공연도 원작을 각색해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위기의 피가로'라는 부제로 무대에 선보인다.

아리아와 중창을 이탈리아 원어로 부르며 자막으로 설명하는 것은 기존 오페라와 같지만 노래 사이 대사에 중점을 둔 서창(레치타티보)은 우리 말로 연극처럼 전달한다. 오페라가 생소한 관객이나 청소년들이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요 등장인물을 보면 피가로의 약혼녀이자 백작과 백작부인에게 꾀를 내 뜻대로 유인하는 지혜로운 여성인 수잔나 역을 소프라노 정유리씨가 맡는다. 정씨는 경희대 성악과와 이탈리아 피아첸짜 국립음악원 등을 졸업해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등에 출연해왔다. 현재 도립제주합창단에서 활동하며 제주대 음악학부에 출강하고 있다.

백작의 하인으로 어리숙한 모습이 있지만 고비마다 계략을 세워 목적을 달성하는 피가로 역에는 베이스 최효림씨가 낙점됐다. 단국대 성악과와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등을 졸업하고 뉘른베르크 오페라 극장 객원 솔리스트를 맡기도 했다.

백작과 백작부인 역에는 세종대 출신으로 이탈리아 유학후 마술피리, 코지판투떼 등 주·조연을 맡아온 바리톤 한진혁씨와 계명대 출신으로 대구에서 다수의 오페라에 출연해온 소프라노 권효은씨가 각각 등장한다.

이와 함께 박서정(케루비노 역)·오준희(바르톨로 역)·오주애(마르첼리나 역)·윤상민(바질리오, 크루치오 역)이 출연하며, 피아노 반주는 도립제주합창단 상임단원인 원양하씨가 맡는다.

공연은 15일 오후 7시30분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전석 1만원이며, 도민은 30%, 청소년은 50% 할인된다. 

권효은 대표는 "관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큰 공연장보다 소극장에서 첫 무대를 갖기로 했다"며 "기존 형식보다 누구나 재미를 통해 오페라의 진정한 매력에 빠져들고, 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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