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이 8년 만에 북한에 보내졌다. 지난 11일 오전과 오후 2차례 우리 군 수송기가 제주감귤을 싣고 제주공항을 출발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했다. 12일에도 2차례 군 수송기가 제주감귤을 북한으로 수송했다. 2일간 4차례에 걸쳐 200t이 보내졌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평양으로 보낸 귤은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북측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남측이 답례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북한에서 귤을 먹기가 쉽지 않고 제철과일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제주감귤 북한 전달은 주지하다시피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주도는 지난 1998년 대한적십자사 등과 감귤 100t을 북한에 보낸 것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12차례에 걸쳐 4만8328t을 보냈다. 같은 기간 제주 당근 1만8100t도 보냈다. 북한은 감사의 표시로 2002년부터 4차례 제주도민을 북한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제주감귤을 북한으로 보낸 것에 대해 당시 외신은 '비타민C 외교'로 평가하기도 했다. 2010년 5·24 대북제재 조치로 감귤 북한 보내기가 전면 중단되기 전까지 제주도와 북한 사이에는 좋은 신뢰 관계를 형성했었다.

제주도는 5·24 대북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2014년 남북교류 5+1 협력사업을 제안하는 등 남북교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5·24 조치와 UN 대북 제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남북교류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제주감귤 북한 수송을 계기로 제주도가 또다시 남북 교류 협력사업의 단초를 열기를 기대한다.

덧붙여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때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도 기대되고 있다. 정부에 의해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제주도의 적극적인 역할론이 부상하는 이유다. 제주도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위한 사전준비에 나서야 한다. '비타민C 외교'를 바탕으로 제주가 남북 교류협력을 하게 되면 한반도 긴장완화는 물론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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