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정치부 차장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은 우리나라 대학입시 제도로서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마친 학생들의 대학 수학능력을 평가한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모두 12년의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이자 좀 더 큰 사회를 향한 첫 관문인 만큼 수능에 임하는 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교육부는 학생들의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정기고사 등 학교성적을 입시에 반영하는 등의 내신제도를 병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정기고사 문제·정답 유출 사건은 대한민국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정기고사 문제 유출자로 의심되는 A씨는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이자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으로 이번 사건의 파장은 '교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A씨와 그의 쌍둥이 딸을 기소해야 된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이와 함께 경찰은 쌍둥이 자매가 전교 1등을 석권했던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뿐만 아니라 1학년 1·2학기 중간·기말고사 등 총 5차례 정기고사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사건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명문대 진학'이 그 목표였던 셈이다. 이들 부녀의 욕심으로 해당학교 동급생들은 '공정한 사회'를 채 배우기도 전에 '불평등'을 접하게 됐고,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의 단면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가 떠오른다. 불평등한 기회와 불공정한 과정의 이번 사건 결과만큼 정의롭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조치가 필요하다. 

정부는 최근 학벌과 스펙 대신 개인의 직무수행 능력과 역량만을 반영하기 위해 각 기업에 '블라인드 채용'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평등한 기회를 부여받는 수험생들, 이들의 꿈은 '대학 진학'이 아닌 '하고싶은 일을 하는 자신의 미래'일 것이다. 

지난 시간 그 열정을 안고 학업에 임했을 학생들이 좀 더 공정한 사회에서 그 꿈을 펼칠 수 있길. 그 첫 걸음에 열정만큼이나 좋은 성과가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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