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 전국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곤 하는 원희룡 지사가 최근 발빠른 순발력으로 다시 한번 눈길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북악산에 오른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밝히자 지난 10일 제주도청 출입기자들과 한라산 정상에 올라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이 이뤄지면 백록담 헬기 착륙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중앙언론은 송이 2t 선물에 대한 답례로 청와대가 이달 11일 북한에 제주감귤 200t을 보낸데 대해 "감귤상자에 감귤만 담겼을 것이냐"며 '차떼기당'의 어두운 역사를 스스로 들춰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비교하며 원 지사를 추켜세웠다.

이처럼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는 원 지사는 그러나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서만큼은 지나치리만치 신중하고 경직된 모습으로 돌변한다.

2015년 7월 환경영향평가 준비서 심의부터 시작하더라도 만 3년여동안 묶여 있는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제주시 오라2동 일대 357만㎡에 5조2000억원을 들여 도내 최대 규모의 마이스 복합리조트단지를 조성하는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은 각종 행정절차를 마치고 2017년 4월 제주도의회에 안건이 상정됐지만 원 지사가 내건 자본검증의 덫에 걸려 아직도 표류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범한 제주도자본검증위원회는 올해 3월까지 3차례 회의 이후 아예 가동이 중단됐으며 자본검증이 언제 재개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제주도정에 대한 대외 신인도가 추락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도민들의 바람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제주도는 타당성 여부를 떠나 어차피 자본검증이 시작된 만큼 결론만이라도 최대한 빨리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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