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 옛 통신용 지하벙커 전시관 재탄생…프랑스 외 지역 최초 
넓은 바닥·벽면 모두 작품 투사…웅장한 음악과 함께 환상적 몰입
'황금의 화가' 클림트 서거 100주년 기념 미디어아트로 16일 첫선

프랑스에서 혁신적 전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아미엑스'(AMIEX) 전시관이 제주에서도 개관한다.

아미엑스는 프랑스의 문화유산·예술전시 공간 통합서비스 기업 컬처스페이스가 개발한 미디어아트 기술로, 산업 발전에 따라 도태된 장소에 100여개의 고화질 빔 프로젝터와 수십개의 스피커를 설치해 움직이는 미술작품을 보여주며, 웅장한 음악과 함께 관람객들에게 완벽한 몰입환경을 제공한다.

관람객들은 거장들의 회화세계를 자유롭게 거닐며 시각·청각 등 공감각적으로 환상적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하나의 작품이 전시관 전체를 3D영화처럼 흐르며 걸작들이 깨어나는듯 오감을 사로잡는다.

제주의 아미엑스 전시관인 '빛의 벙커'는 1990년 국가기간통신망을 운용하기 위해 성산읍(고성리 2039-22)에 벙커가 설치된 후 현재 커피박물관이 들어서 있는 시설을 활용했다. 길이 100m, 높이 5.5m, 면적 3000㎡에 이르는 벙커 공간이 모두 전시관이다.

앞서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레보드프로방스에 들어선 '빛의 채석장'과 파리의 '빛의 아틀리에'를 접한 ㈜티모넷이 4년 전부터 국내 도입을 추진한 결과, 컬처스페이스와 독점 계약을 맺고 프랑스 이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제주에서 개관하게 됐다.

최근 1년간 내부 시설물 철거와 리모델링을 마치고 16일 개관과 함께 첫선을 보인다.

개관작은 '황금의 화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를 조명한 '빛의 벙커:클림트'전이다. 개관 이후 내년 10월 27일까지 1년 가량 진행한다.

올해 서거 100주년인 클림트는 19세기 후반 대표적인 장식화가로 손꼽힌다. 황금과 화려한 장식이 특징이며, 대표작으로는 '키스'가 꼽힌다. 

이번 몰입형 전시에서는 클림트의 독특한 개성과 성공을 집약한 황금시기와 초상화, 풍경화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40분 가량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10분 가량의 단편 형태로 비엔나 출신 화가 훈데르트바서의 작품도 함께 볼 수 있다. 

박진우 티모넷 대표는 "채석장이 문을 닫으며 쇠락한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아미엑스 전시관이 들어서면서 지난해 관람객만 85만명에 달했다"며 "성산의 벙커시설이 프로젝트 취지와 전시관 활용조건에 잘 들어맞아 이곳으로 결정했다. 프랑스처럼 문화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빛의 벙커는 프랑스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전시를 해외에서는 유일하게 제주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미디어아트 작가와 함께 제주·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이곳에서 전시해 세계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는 '문화 역수출'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도민 관람료는 성인 1만3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 36개월 이하 무료다. 문의=1522-2653.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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