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술(사진=감귤박물관).

귤림추색(橘林秋色)이라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이맘때의 제주를 표현하기에 제격이다. 조선 말 제주의 지식인 이한우(1818~1881)는 제주 명승지 10곳을 뜻하는 '영주십경' 중 하나로 귤림추색을 노래했다.

'누런 귤 집집마다 저절로 숲을 이루니(黃橘家家自作林)/동정호 가에 있는 양주인 듯 가을빛이 깊었네(楊州秋色洞庭心)/가지 끝마다 걸린 달은 층층이 옥이요(千頭掛月層層玉)/서리 머금은 열매는 낱낱이 금이로다(萬顆含霜箇箇金)…'
지금 제주는 어디를 가나 감귤 천지다. 제주를 황금빛으로 수놓은 '국민 과일' 감귤이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 

△기능성분 보물창고 감귤
감귤은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다. 감귤은 각종 비타민과 무기염류, 식이섬유, 플라노보이드, 카로티노이드 등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노란색과 주황색 계통이 과일과 채소에 있는 카로티노이드 성분 중 감귤류에 많이 들어있는 베타크립토산틴은 항산화·항암 등의 효과가 있다.

△감귤의 상큼함 그대로

감귤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활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감귤 주스'는 손쉽게 가정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껍질을 벗긴 귤 알맹이와 탄산수, 꿀 등을 분쇄기에 넣고 갈아주면 끝이다.

감귤과 제주 전통음료인 쉰다리는 언뜻 어울리지 않지만 '감귤 쉰다리'를 만들 수도 있다. 밥과 감귤 즙, 누룩을 한데 넣어 하룻밤 정도 보온해 발효시킨다. 거품이 일면서 발효되면 베주머니에 걸러서 설탕을 조금 넣어 단맛을 조절해 마시면 된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식혜에 감귤을 첨가한 '감귤 식혜'도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감귤 술'은 은은한 향기와 풍미가 일품이다. 감귤 술은 가을철 처음 나돌기 시작할 때 푸른 기가 있는 감귤을 골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아 유리병에 소주와 함께 밀봉해 선선한 곳에 보관하면 완성된다.

△감귤의 색다른 변신

최근 2~3년 사이 흔히 '청귤'로 불리는 풋귤이 유행이다.

풋귤청은 풋귤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설탕에 재어 한 달 가량 우려내 냉수나 탄산수에 타 먹으면 된다. 

풋귤이 갈증도 해소시키고 피부 미용에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가정주부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예전에는 비싼 과일로 인식되던 한라봉을 이용한 청이나 에이드, 주스도 지금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감귤 소스 샐러드(사진=농촌진흥청).

△다양한 재료와 콜라보레이션

감귤은 다양한 재료와 함께 해도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다.

다진 귤 껍데기와 채 썬 감자, 깻잎, 양파, 쪽파에 밀가루와 계란, 소금을 넣은 반죽을 지져 위에 귤을 얹은 '귤전'은 보는 맛과 먹는 맛이 있다.

껍질을 제거한 귤을 곱게 갈아 올리브오일과 생강시럽, 소금, 식초, 후추, 파슬리가루 등을 섞은 귤소스를 구운 바나나와 단호박, 양파, 토마토 등에 곁들여 먹는 '귤소스샐러드'는 맛과 건강을 선사한다.

△버릴 것 없는 감귤

감귤은 껍데기와 잎까지 버릴 것이 없다.

감귤 껍데기는 진피차 외에도 피부 주름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능(펙틴)으로 화장품 등의 천연소재로도 활용된다. 입욕제, 냄새 제거, 천연세제, 방향제 등의 활용법이 속속 소개되면서 그 쓰임이 다양해지고 있다.

감귤 잎은 천연염색재료의 원료가 된다. 가지 채 자른 감귤 잎을 펄펄 끊는 물에 오랜 시간 우려낸 뒤 염색하면 자연 느낌이 고스란히 담은 고운 연둣빛이 만들어진다. 

 사진 농촌진흥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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