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팩토리 각색 '위기의 피가로' 첫 무대 호응
연극 형식으로 쉽게 이해…노래의 아름다움 부각

제주지역 젊은 성악가들의 파격적인 오페라 공연이 지난 15일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을 관객으로 가득 채우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오페라팩토리(대표 권효은, 리더 최효림)의 이번 오페라 '위기의 피가로'는 보다 쉽고 재미있는 오페라로 관객들에게 오페라의 매력을 알린다는 목표로 '피가로의 결혼'을 각색한 공연이다.

우선 노래하듯 대사를 전달하는 부분을 모두 연극으로 보여줘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원어 대신 우리말 대사를 통해 장면을 즉시 이해할 수 있었고, 자막을 보느라 고개를 힐끔 힐끔 돌려야 하는 불편도 없었다.

코믹한 부분은 더욱 유쾌하게 변화를 줬다. 

무대에서 객석까지 거리가 거의 없는 소극장의 장점을 십분 살려 객석을 포함한 모든 공간을 무대로 쓰면서 반주자까지 극에 참여하는 등 일부 장면은 현대적으로 바꿨다. 요즘 관객들의 '웃음 코드'를 맞춘 것이다.

예를 들어 피가로가 부모 없이 자란 과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KBS 유명 프로그램 '인간극장'의 배경음악을 활용하는 식으로 재치있는 각색을 선보였다.

특히 오페라 내용 전개가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이 하나 둘 나타나고, 이를 제대로 즐기려면 스토리를 따라가는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무리 없이 함께 웃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큰 호평을 얻었다.

연극 부분 외에 소프라노 정유리씨(수잔나 역)와 권효은씨(백작부인 역), 베이스 최효림씨(피가로 역), 바리톤 한진혁씨(백작 역) 등의 아리아와 중창은 원곡 그대로 불러 오페라의 감동을 전하는데 충실했다.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오페라를 처음 볼 때 자막을 보다보면 등장인물들의 연기를 놓치고, 노래와 연기에 집중하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이번은 대부분이 우리말이어서 무대만 보면서 관람할 수 있었다. 오페라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연극처럼 내용을 따라가다가 이따금씩 노래가 원곡으로 등장하면서 더 집중해서 노래를 듣게 됐다"며 "오페라의 매력을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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