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교육감 "IBO회장 한국어 과정 동의…수학·연극 영어로"
김장영·양영식 의원 "도입과정 계획과 안맞고 공론화도 부족"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공약인 IB(국제바칼로레아, 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과정 도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대 관건으로 꼽혀온 IBO의 '한국어 과정' 인정 여부 등에 대한 협의가 여전히 남아 있고, 신청학교도 없는 등 학교현장의 호응도 떨어지면서 당초 구상대로 내년에 시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20일 열린 제366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 IBO와의 협의내용을 공개했다. IBO는 IB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하는 스위스의 비영리 교육재단이다.

이 교육감은 "싱가포르에서 시바 쿠마리 IBO 회장을 만나 협의한 결과 한국어 교육과정 개발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며 "다만 수학은 과목은 협상이 진행중이다. 영어를 제외한 과목들을 한국어로 수업하되 수학·연극 과목은 영어로 시험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들의 호응 부족에 대해서는 "고등학교는 내년 하반기 운영학교를 지정해 IB DP(IB고교과정)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초·중학교는 신청이 들어오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8월 도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다혼디 배움학교 신규 지정 신청을 받으며 IB 교육 프로그램 도입도 함께 신청받았지만 희망학교가 단 한곳도 없었다.

이에 대해 김장영 교육의원(제주시 중부)과 더불어민주당 양영식 의원(연동 갑)은 조급한 추진을 지적했다.

김장영 의원은 "교육감은 지난달 읍면지역 고등학교에 IB를 도입하겠다고 했다"며 "초·중학교에 IB를 도입하겠다고 해놓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읍면지역 고등학교에 IB를 도입하겠다고 하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내년 2개교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6개교를 운영한다는 계획과도 안맞는다"며 "전교조와 교총, 교사들이 반대하는 IB교육을 고집하면서 교육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영식 의원은 "IB가 학생중심의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방향성은 옳다고 보지만 도입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나오고 있고 공론화 과정도 없었다"며 "성과나 실적에 연연해 임기내에 끝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