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로 피난'

평화재단·제주대평화연구소 '오키나와전의 기억과 그림'전
오키나와 주민들 직접 표현한 학살 등 증언 그림 132점 선봬

제주4·3 70주년을 맞아 동아시아의 아픈 역사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특별기획전이 마련된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과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소장 조성윤)는 22일부터 12월 10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오키나와전의 기억과 그림'전을 공동개최해 학살의 기억을 도민들과 공유한다.

'수용소'

이번 전시에는 오키나와전에서 살아남은 주민들이 자신의 경험을 직접 표현한 증언 그림 132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오키나와전은 1945년 4월 일제가 오키나와에 상륙한 미군에 맞서 오키나와 도민들을 총동원시키면서 9만명이 희생된 전투다.

그림으로 표현된 그들의 기억은 제주4·3과 다르지 않다.

그림들은 1945년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중 가족과 함께 동굴로 피신한 민간인들과 피난길에 오른 여자와 어린 아이들, 탄환에 목숨을 잃은 어머니 곁에 앉아있는 아이, 대량학살, 일본군과 미군에 의한 피해 등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재현했다.

'피난'

제주4·3에서 제주도민들도 공통적으로 겪었던 비극적인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그간 제주4·3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구술 증언 방식과는 달리 그림을 통해 눈으로 증언을 확인하는 새로운 채록 방식도 확인할 수 있다.

제주4·3평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에서 오키나와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공유함으로써 제주4·3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에 평화의 연대가 구축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전시 개막식은 22일 오후 1시30분에 열린다. 문의=723-4352.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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