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학교의 보건교사 부족은 매년 국회와 도의회의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제2의 가정이라 할 만큼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교과활동시간에 갑작스런 사고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이를 예방하고 응급처치할 보건교사의 충원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건교사 부족 문제는 학생들이 어린 초등학교에 집중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적지 않다. 

도교육청은 올해 도내 191개 학교 중 121개 학교에 보건교사 131명을 배치했다.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70개 학교 중 60곳이 13학급 이하인 초등학교이고, 대부분 농어촌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보건교사가 없는 초등학교의 학생 안전과 건강관리에 공백이 발생하자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은 이석문 교육감에게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지난 20일 열린 교육행정질문에서 "아이들의 안전사고 발생시 응급처치 등 골든타임을 놓치면 후유증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이 교육감이 보건보조인력 15명을 채용해 1000명 이상 초등학교에 우선 배치하는 계획을 밝혔지만 근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규모가 작은 초등학교라고 해서 학생의 안전을 담당할 정규직 보건교사를 배치하기 어렵다는 말에 어느 부모가 수긍할지 의문이 든다. 더욱이 119 및 지역의료기관과 연계하는 답변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농어촌지역은 안전사고 발생시 응급처치할 의료기관이나 약국도 거의 없어 도심지 학교보다 보건교사 배치의 필요성이 더 크다.

물론 정부가 교사정원을 관리하는 특성상 보건교사 정원 확대가 어렵다는 이 교육감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해법은 없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아이들 모두가 학교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이 교육감의 공약이기도 하다. 주무부처인 교육부도 학교당 보건교사 1명씩을 배치하도록 한 학교보건법상 의무조항을 조속히 이행하기 위해 보건교사 정원 증원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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