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동산 습지 체험 프로그램

선흘1리에서는 마을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프로그램은 생태관광, 마을체험, 환경교육으로 나눠진다. 프로그램별로 대상, 시기가 다르고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동백동산 습지탐방. 사진 선흘1리 제공

△생태관광

대표적인 생태관광은 해설사들과 함께하는 동백동산 습지여행이다. 자연환경해설사, 지질공원해설사 외에도 예약을 통해 삼촌해설사, 꼬마해설사, 질토래비 해설로 마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삼촌해설사는 숲에서 시를 읊어주거나 제주 민요에 가사를 지어 선흘 곶자왈이란 민요를 불러주기도 한다.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는 제주의 마을길(선흘-함덕-북촌)을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돌아보고 곶자왈, 돌, 해변을 깊이있게 들여다 보는 캠핑형 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 중 1박2일 일정으로 실시한다.

다같이돌자동네한바퀴. 사진 선흘1리 제공

또 ‘쨍하고 해들곶’은 현대사의 비극 제주 4·3을 선흘주민들의 경험을 토대로 마을 유적을 돌아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역사여행 프로그램이다. 여행은 도틀굴-동백동산 숲길-먼물깍-동백동산습지센터 코스로 주로 영화 ‘지슬’ 촬영지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대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며 1박2일 일정으로 연중 예약 가능하다.

‘동백꽃 피다’는 눈 내리는 초록숲의 동백동산, 그 안에 있는 붉은 동백, 그리고 노래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동백동산을 걷다가 숲속 카페 혹통을 거쳐 함덕해변 산책, 용눈이 오름, 김영갑갤러리로 이어진다.

△마을체험

도토리 칼국수 만들기 체험. 사진 선흘1리 제공

마을체험은 여행자와 주민간 소통의 시간이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문화 체험으로 동백동산 가시나무 도토리로 만든 도토리가루를 직접 반죽해 칼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마을 부녀회 삼촌들이 체험 당일 싱싱하고 건강한 재료를 가지고 만든 밑반찬과 닭·야채육수에 탐방객들이 반죽하고 칼로 썬 국수를 넣어 만든 쫄깃한 칼국수를 맛볼 수 있다. 예약은 10인 이상 가능하다. 체험비 1만5000원(성인 1인당)이 다소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칼국수 외 지름떡, 또띠아, 쑥버무리, 메밀빙떡, 돌레떡 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또 유치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그림숲프로그램은 숲속스케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오감활동으로 이뤄진다. 봄에는 유치원생 대상 애벌레를 만나는 프로그램도 있다.

동백동산에 물들이네는 천연염재인 동백과 땡감을 이용한 천연염색 프로그램으로 염색도 하고 꽃차도 마시며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또 10월에서 12월까지 귤을 따고 귤로 떡을 만들어보는 비타민 체험도 제공한다.

△환경교육

2017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환경인증프로그램 ‘물숲새’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고 실천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물숲새는 ‘습지, 곶자왈, 새’라는 3가지 주제를 가지고 참다운 체험교육을 지향한다. 생태교육전문가 과정을 이수한 전문가와 자연환경해설사가 함께하는 숲여행을 통해 지역이 지킨 습지와 곶자왈의 과거, 현재 이야기를 들으며 제주환경의 미래설계자가 되어 볼 수 있도록 진행한다. 단순한 해설과 주입의 전달방식이 아닌 즐기며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선흘 부녀회원과 함께하는 도토리칼국수 체험과 재활용공방에서 동백동산의 자연물을 만들어보는 체험 등은 인생에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삼촌해설사 활동 모습. 사진 선흘1리 제공

선흘1리 생태관광 프로그램은 주민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10대부터 80대까지 참여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들이 동백동산을 공부하고 또래 친구들에게 해설하는 꼬마 해설사로 활동한다. 20대는 도시로 나가서 비교적 활동이 없다. 30대는 주로 학부모들로 동백동산을 모니터링하고 아이들과 어떤 활동을 할지 고민한다. 40대는 습지센터의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운영하고 진행한다. 50~60대 부녀회는 단체 탐방객들이 지역에 들어왔을 때 필요한 체험거리를 준비한다. 70~80대는 삼촌해설사로 활동하며 동백동산과 함께한 삶의 이야기를 기록해서 그림책으로 펴내기도 한다. 또 지역음식체험에 필요한 재료를 조달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뒤에는 부단한 소통 노력이 있었다. 선흘1리는 2007년 환경친화 생태마을로, 2008년에는 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됐다. 지난 2011년 동백동산이 람사르보호습지로 지정됐을 때만해도 대부분 노령층인 마을주민들은 무관심했다. 주민, 행정, 전문가, 생태관광전문가, 환경단체 중심으로 선흘1리 생태관광 협의체를 구성해 설명회를 실시했지만 주민 30~40여명 정도만 모였다. 그래서 협의체는 마을 부녀회, 청년회 등 모임이 있을 때마다 찾아가는 간담회를 2년 정도 꾸준히 실시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을 주민들이 원탁회의인 ‘리민큰마당’을 통해 마을의 큰 결정사항을 논의하게 됐다는 것이다. 2013년에는 선흘1리가 환경부 생태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마을에서 위탁받아 다양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제대로 된 사업단이 있어야 한다는 고민 끝에 2016년부터 구체적 논의를 시작해 지난 3월 사회적협동조합 선흘곶을 출범시켰다. 사회적협동조합의 목표는 동백동산의 보전과 주민 행복이다. 또 이윤보다는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삶의 공간 유지다. 협동조합에는 120~13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98%가 선흘리 주민이고 2%가 관심있는 외지인들이다.

2015년에는 환경부와 제주도의 지원으로 동백동산습지센터가 만들어져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안내 활동이 더 수월해졌다. 1차 산업에서 6차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수익과 일자리도 늘었다. 또 선흘1리가 생태관광마을로 거듭나면서 이주민도 늘어 폐교 위기까지 갔던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를 지켜내기도 했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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