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평화예술프로젝트 준비위 23일 출범…강정효·김수범 등 3개국 예술가 참여
23일 4·3평화기념관 미술교류전 "전쟁·학살 역사 공유…평화예술로 치유·연대 모색"

전쟁과 학살 등 아픔의 역사를 공유한 동아시아 3개 섬의 예술인들이 공동으로 예술을 통한 연대와 트라우마 치유에 나선다.

지난 23일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제주4·3평화재단 등이 주최한 심포지엄 '역사의 트라우마와 맞서는 아트'와 함께 제주·오키나와 미술작가들의 교류전시회가 열린 가운데 제주·오키나와·타이완 작가들로 구성된 '동아시아평화예술프로젝트 준비위원회'가 출범했다.

동아시아평화예술프로젝트(East Asia Peace Art Project, EAPAP)는 20세기를 지나면서 제국주의와 국가주의에 의한 참혹한 전쟁과 학살의 역사를 공유하는 제주와 오키나와, 타이완 등 동아시아 국가의 3개 섬의 예술가들이 연대한 프로젝트다.

먼저 제주·오키나와·타이완을 순회하면서 해마다 EAPAP를 개최하고, 이를 위해 3개 섬의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함께 하는 EAPAP 준비위원회가 이날 출범했다. 

제주에서는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을 비롯해 김수범·김준기·박경훈 작가가 준비위원으로 참여했고, 오키나와·타이완 작가 5명도 함께 했다.

이들은 동아시아 평화예술 교류와 연대의 뜻을 공유하면서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가칭) 「동아시아평화예술매거진(East Asia Peace Art Magazine)」을 3개 지역에서 공동 편집해 발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편집위원회도 함께 꾸린다.

또 전쟁과 국가폭력의 상처를 저항과 치유의 예술언어로 승화해 현존하는 전쟁 위협에 맞서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공동체가 공존하고 동행하는 예술, 사회변화를 촉구하는 행동주의예술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실천을 추구하기로 했다.

앞서 동아시아 예술인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평화예술 교류를 본격화했다. 

오키나와에서 '마부니 피스 아트 프로젝트'에 제주4·3미술인들이 참여했고 제주에서는 오키나와 평화예술을 소개하는 전시와 심포지엄, 4·3 70주년 기념 '포스트 트라우마'전이 열렸다. 

준비위는 취지문을 통해 "동질의 역사를 가진 세 섬의 예술가들은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며 폭력과 망각에 저항하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그것이 '섬의 노래'이자 곧 평화예술"이라며 "공동의 기억을 딛고 공동의 미래를 향해 새로운 평화예술의 길에서 만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중인 제주·오키나와 교류전은 고길천·김수범·김영화·강정효·박경훈 작가가 참여해 12월 7일까지 계속된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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