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자료사진).

교통흐름 관찰용 카메라 저장할 때 화질 낮춰
수사 활용도 낮아…예산 투입·기능 개선 필요

지난달 29일 오전 6시30분께 제주시 거로사거리 인근에서 회사원 김모씨(26·여)가 출근길에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거로사거리에서 삼화지구 방향으로 우회전 하던 중 뒤따라오던 승합차가 김씨의 차량 뒤쪽 범퍼를 들이받고 도망간 것이다.

사고 직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에 교통흐름 관찰용 카메라가 있었지만, 녹화 화질이 좋지 않아 사고차량 번호를 식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씨는 "차량 통행량이 많은 큰 도로에 제대로 된 CCTV가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제주도내 설치·운영 중인 교통정보수집용 CCTV가 대부분 고화질로 교체됐지만 녹화는 저화질로 이뤄져 범죄·사고현장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제주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도내 도로에 설치한 지능형교통시스템(교통정보) 카메라는 총 111대(CCTV 56대·웹카메라 55대)다.

주요 사용 목적은 교통정보 수집이며, 24시간 촬영·녹화되고 있다.

문제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카메라 총 85대(CCTV 56대·웹카메라 29대)가 200만 화소로 교체해 기능을 향상했는데도, 녹화 때에는 40만 화소 낮춰 저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녹화영상 저장용량이 5년째 48TB(테라바이트)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사고 해결에 CCTV 영상을 적극 활용하는 만큼,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도 차량의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으로 녹화될 수 있도록 용량·기능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당시 뺑소니 사건 영상은 낮 시간 기준 초점에 맞춰져 있어 새벽 시간 때에는 뿌옇게 녹화됐다"며 "주요 설치목적이 수사가 아닌 만큼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한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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