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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당오름에서 들리는 소리고문섭 송당초등학교 교장
고문섭
입력 2018-11-26 (월) 14:59:24 | 승인 2018-11-26 (월) 19:17:54 | 최종수정 2018-11-26 (월) 19:17:03

"무싱거마씨? 쇠를 잡앙먹어? 그것도 ?의 집쇠?장? 아이고 게민 이녁 도둑놈인게? 난 도둑놈허곡은 못삽니다. 갈라서게 마씸?" 

평범한 생활에서 나온 이 말이 신화 탄생을 알리는 말이 되었고 남의 소를 함부로 잡아먹은 사람이 아무리 사랑하는 남편이라도 매몰차게 이혼을 당당히 선언한 백주또의 목소리가 지금도 학교 앞에 있는 당오름에서 메아리치는 듯하다. 가내의 평화와 공동체의 안녕을 늘 바랐던 백주또는 아주 부지런해서 18명의 아들과 28명의 딸 그리고 378명의 손자를 모두 농사지으며 먹여 살릴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말이다. 제주의 강한 여인상과 진취적인 어머니상을 알려주고 있다.  

소는 농경사회에서 농사에 쓰이는 중요한 도구다. 소가 없으면 가족은 물론 이웃들도 모두 굶주려 이웃들과 관계도 끊어지고 공동체는 붕괴하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백주또의 신화를 통해 이웃 간에 소통과 관계를 회복하고 사라져가는 제주 신화를 살려 내야 한다. 이제 제주 정체성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백주또 신화는 자기만의 이익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엄하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당오름은 올림포스산보다도 1만8000신이 태어난 '신들의 고향'이다. 이런 문화적 기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제주 신화 속에 알고 있는 신의 이름을 말하라고 하면 설문대 할망 정도만 알뿐, 제주 신화 내용도 거의 모를 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서도 별로 들은 신화이야기가 없다. 그러기에 어릴 때부터 제주 신화 교육은 중요하다. 

할로웬 데이, 발렌타인 데이 등 외국 축제를 비판없이 받아들이는 풍조와 이주민이 늘어가는 현실에서 가장 제주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바꿔 말하면 가장 제주다운 것을 잃으면 세계로 나가는 길을 잃어버려 우리의 희망과 꿈은 사라져버릴 것이다.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웃과 소통하고 어울리며 난관을 용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진취성을 키워 제주인으로서 자긍심 갖게 해야 한다.

'당오름에서 들리는 소리'를 주제로 제1회 '송당 신화의 날'이 오는 30일 금요일 송당초등학교에서 열리고 있다. '송당 신화의 날'은 가정의 평화와 이웃의 안녕과 화목을 이루는 날이다. 송당 어린이들이 작은 날개짓이 제주 신화의 거대한 바람이 돼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바란다. 

고문섭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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