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무용단 제51회 정기공연 '자청비-오름에 부는 바람'
평창올림픽 예술감독·총안무감독 참여해 무대·춤·음악 보완
제주도립무용단의 간판 무용극 '자청비'가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행복)은 제주도립무용단(안무자 김혜림)의 제51회 정기공연으로 '자청비-오름에 부는 바람'을 오는 12월 7~8일 오후 7시30분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 9월 위촉된 김혜림 안무자의 첫 작품이다.
제주의 신화를 테마로 한 여성의 굴레와 한계를 뛰어 넘는 '자청비'의 생애를 현대적인 감각의 춤과 음악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자청비는 하늘옥황에서 오곡씨앗을 들고 내려와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곡식이라는 새로운 식물을 선사한 제주의 농경 여신이다.
도립무용단은 자청비와 30년 가까운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창단 당시 '생불화'(1990)라는 작품으로 자청비 소재를 무대에 올린 이후 '무속악의 어울림 자(아래아)청비뎐'(1996), '서천꽃밭'(1998), '생불화'(2000), '자청비'(2017) 등 꾸준히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우수작품으로 선정돼 해남·함안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부제인 '오름에 부는 바람'은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꿈을 이뤄내는 위대한 여성의 자기초월적인 환상여행을 빗댄 것이다. 하늘과 땅을 매개하는 오름의 우주적 생명성이 자청비의 캐릭터와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함축한다고 봤다. 오름을 흐르는 바람은 자연을 춤추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감동을 준다.
주요 캐릭터는 하늘나라 대신의 아들 문도령(상세경)과 대감댁 딸로 태어나 농경신이 되는 자청비(중세경), 자청비를 흠모하다 테우리들의 목축신이 되는 정수남(하세경) 등이다.
문도령과 자청비의 사랑이야기 비중이 높았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정수남의 존재를 부각시켜 삼각관계를 이루고 신화의 원형에도 가까워졌다. 대본은 강방영 시인(제주한라대 교수)이 맡았다.
무대·춤·음악 등도 보완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 각각 예술감독과 총안무감독으로 활약한 박동우 홍익대 교수와 김혜림 안무자가 다시 만나 무대 디자인과 안무를 책임진다. 또 동서를 넘나드는 다양한 선율의 음악,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춤사위가 생동감 있고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복 문화예술진흥원장은 "제주신화 '자청비'를 더욱 완성도 높인 춤의 대향연으로 감동을 선사하고, 제주의 특성을 살린 제주문화관광 대표 브랜드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만 6세이상. 5000원. 문의=710-7640. 김봉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