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산에 이어 올해산 월동무 가격도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배면적이 늘며 과잉생산으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육지부 가을무 가격이 하락한 상황이 제주산 월동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주산 월동무 농가들이 자조금연합회를 결성하고 자발적으로 비상품을 산지폐기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유통질서 확립에 나서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사)제주월동무연합회는 26일 농가 24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가졌다. 연합회는 월동무 주산지인 성산지역 농협인 성산일출봉농협 현용행 조합장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제주월동무연합회는 이날 결의대회를 통해 월동무 적정가격 유지와 유통난 해소를 위해 행정과 농협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비상품을 전량 폐기해 생산량 조절은 물론 유통질서 확립에 앞장서기로 결의했다.

제주월동무는 감귤에 이어 제2의 농업소득 작목으로 부상했다. 재배면적은 2000년에는 500㏊였으나 2016년에는 5100㏊까지 늘었다. 지난해는 4874㏊까지 감소했으나 과잉생산으로 산지폐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5177㏊로 재배면적이 늘면서 농가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월동무연합회가 창립총회를 갖고 자조금 제도를 통해 자발적으로 비상품의 시장격리(산지폐기)에 나선 만큼 월동무 재배농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특히 월동무 재배지역이 종전 제주 동부지역에서 서부지역까지 확대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응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월동무 뿐 아니라 양배추, 조생양파, 월동배추, 당근 등 월동채소는 재배면적과 생산량 변동에 따라 산지폐기가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월동무연합회에서 추진하는 자조금을 통한 산지폐기가 성공을 거둬 자조금 사업이 다른 작목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이와함께 행정당국에서도 계약재배·재배신고제 참여 농가를 확대하고 월동채소 작부체계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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