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교육문화체육부 부국장

'5시간 7분의 혈투' 올 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명승부의 이야기다.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즈를 맞아 연장 13회 터진 한동민의 역전 솔로 홈런포에 힘입어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SK 와이번스는 4승 2패(7전 4선승제)를 기록하며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에 통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후 6시 30분 시작한 6차전은 자정을 바로 앞둔 오후 11시 37분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2013년 두산과 삼성 라이온즈의 2차전 13회 5시간 32분, 2006년 한화 이글스와 삼성의 5차전 15회 5시간 15분에 이어 한국시리즈 사상 세 번째로 긴 승부였다. 이번  6차전은 긴 시간만큼이나 16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진검승부였다. 이날 SK는 7명의 투수를, 두산은 9명을 마운드에 세웠다. 그만큼 한국시리즈 우승의 최대 길목이었다는 이야기다. 16명이 등판한 이날 경기는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투수 출장 신기록도 함께 썼다. 앞선 종전기록으로는 지난 2015년 SK와 KIA 타이거즈 간 대결로 7차전에 15명이 등판했다. 또 양팀은 탈삼진 28개를 잡아내는 또 하나의 기록(종전 27개)도 함께 남겼다. 팀의 사령탑을 맡은 힐만 감독은 외국인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SK와 연장 계약 제안을 고사한 힐만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15번째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기며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이런 힐만 감독은 팀의 아버지이자 정신적 지주이며 냉철한 지도자였다. 힐만 감독은 소통을 통한 선수들과의 1대1 대화를 좋아했다. 야구인생을 바탕으로 힐만 감독은 늘 가족의 안부, 아내와의 첫 만남을 주제로 삼았다. 늘 경기장에 나오면 선수들을 껴안아 준다. 대신 선수들의 평가에 있어서는 냉철함을 잃지 않는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전설적인 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재조명한 '보헤미안 랩소디'가 극장가를 흔들고 있다.  총 누적 관객 478만 492명으로 5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지난 26일 13만 5981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 개봉 25일째에도 평일 1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나는 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전설이 될 것이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버사라'는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사로잡으며 성장한 '퀸'은  라디오와 방송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음반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려 6분 동안 이어지는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거두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다.  해마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경기장의 시상식이나 결승전이 치러지는 곳에는 퀸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다름아닌 'we are the champion'이다. "여러분! 우리는 승리자입니다. 우린 계속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우리는 승리자입니다. 패배를 위한 시간은 없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 세상의 챔피언이기에" 경기를 뛴 선수들 모두가, 그리고 팬들 모두가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말이다. 경기를 뛰는 선수는 곧 팬들이 있기에 존재가치의 의미를 더한다. 

우리는 스포츠를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라 말한다. 그만큼 마지막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도 그랬다. 우승팀 SK만큼이나 두산도 챔피언 못지 않았다. 지난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정답이 최종 확정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6일 오후 5시 수능 정답 107개 문항 모두 문제와 정답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험생들 모두 이제부터 시작이다. 수험생 모두가 챔피언이다. 연장 13회 역전 홈런포를 쏘아올리듯 자신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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