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영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음주는 간염, 간 경화, 지방간 등 간 기능계 질환은 물론 위염, 위궤양 등과 같은 소화기계 질환이나 당뇨병, 심장 마비, 성 기능장애 같은 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우울증, 분노 조절 장애, 기억력 저하 등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나친 음주는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술의 장·단점이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는 술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성질이 아주 뜨겁고, 맛은 쓰고 달고 매우며, 독(毒)이 있다. 주로 약 기운을 운행시키고 온갖 나쁘고 독한 기운을 없애며, 혈맥을 통하게 하고 장위(腸胃)를 두텁게 하며, 피부를 윤기 있게 하고, 우울함을 없애며, 화나게 하고, 흉금을 털어놓고 마음껏 이야기하게 한다. 

오랫동안 마시면 신(神)이 손상되고 수명이 줄어든다" 술은 약으로 쓸 수 있으며, 소화를 잘되게 하고, 피부도 좋게 하며,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한의원에서 탕약을 처방할 때도 필요에 따라 청주(淸酒)나 황주(黃酒)를 이용해 약효를 높이도록 달인다. 물론 전문가의 견해에 따라 꼭 필요할 때만 쓴다. 

어떤 약이든 마찬가지이지만, 술 역시 양날의 검이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지만 적절한 음주는 좋다. 

네덜란드 국립보건환경연구소의 40년에 걸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2g 정도의 알코올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을 낮추며 예상 수명을 5년 정도 길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균형 잡힌 식사로 위장을 채운 뒤 약간의 술을 곁들이고, 깨끗한 물을 충분히 마셔 해독을 돕는 방법을 취한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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