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익 식신㈜ 대표·논설위원

최근 제주가 미래 블록체인 허브도시로써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8월부터 정부에 제주도를 '규제 샌드박스형 블록체인·암호화폐 특구'로 지정해주기를 요청하고 있다. 원 지사는 제주는 국제 자유도시로서 해외 자본을 유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곳으로 제주를 규제 샌드박스형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 블록체인 허브도시로 육성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동안 암호화폐 발행의 핵심인 암호화폐공개(ICO)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공개 시장이 주춤해지면서 새로운 방식의 암호화폐 발행 및 투자방식이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거래소공개(IEO), 공개투자모집(STO), 암호화폐 대가 공개(IBO) 등이다. 많은 블록체인 기업이 초기 자금 조달 방식은 암호화폐공개였다. 그러나 지금은 빠르게 다른 대체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를 블록체인과 암호하폐의 허브도시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최근 변화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자금 조달 방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변화된 블록체인 자금조달 방식에 따른 적절한 제도 마련 및 대응이 필요하다.  

그동안 암호화페공개 시장은 성장 기대감에 따른 투자금이 몰리면서 크게 확장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암호화폐공개가 537건이고 모집 금액은 137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한다. 암호화폐공개 투자금액은 전세계 벤처캐피털(VC)의 투자금액보다 약 3.5배 많다고 한다. 그러던 암호화폐공개 시장이 암호화폐의 가치하락과 함께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대신 대안으로 거래소공개, 공개투자모집, 암호화폐대가공개 같은 새로운 형태의 투자 방식이 속속 증장하고 있다.

암호화폐공개시장이 크게 성장한 배경에는 암호화폐공개를 통해 공급된 암호화폐가 거래소 상장된 이후 가격이 상승할 거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암호화폐 시장이 가치 하락을 지속하면서 암호화폐공개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투자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 투자된 암호화폐공개가 상장 이후 70% 이상이 암호화폐공개 당시 기준가 이하로 떨어졌다. 최근 이런 상황에 발 맞추어 암호화폐공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토큰 분배 방식인 거래소공개, 공개투자모집, 암호화폐대가공개 등이 떠오르는 것이다. 

거래소공개는 암호화폐거래소가 직접 암호화폐 자금을 모집하고 공개까지 해주는 시스템이다. 기존 주식시장에서 증권거래소에 기업이 상장할 때 증권사가 주관사로 투자금 공모 및 상장 관련 업무를 해준다.거래소공개는 암호화폐거래소가 주관사 업무와 화폐공개까지 원스톱으로 책임지는 방식이다.거래소공개의 장점은 우선 거래소가 책임지고 검증한다라는 측면에서 스캠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검증된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소공개를 진행한다면 투자자는 비교적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공개투자모집은 주식의 권리를 토큰에 합친 개념이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암호화폐공개를 통해 발행되는 토큰은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이다. 유틸리티 토큰은 특정한 토큰 생태계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권한만 있는 것이다. 즉, 토큰 발행회사에 대한 의결권이나 배당 청구 등의 권리는 없다. 반면 공개투자모집 방식으로 투자한 시큐리티 토큰은 일반적인 주식과 비슷한 개념으로 투자자는 보유한 시큐리티 토큰의 개수에 따라 토큰 발행사가 창출한 이익의 일부를 배당 받거나 발행사의 경영권의 일부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시큐리티 토큰의암호화폐공개 및 상장을 금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대가 공개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참여자에게 토큰을 대가(bounty)로 지급하는 방식이다.암호화폐 대가 공개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기여하는 참여자에게 토큰을 대가로 지급함으로써 함께 생태계를 키워갈 수 있다. 암호화폐 대가 공개는 토큰을 분배하고 생태계 성장을 도모한다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얼마전 일본 라인이 자체 개발한 암호화폐인 '링크'의 분배가 암호화폐 대가 공개방식에 해당된다. 

새로운 암호화폐 발행 및 투자방식의 핵심은 발행회사와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성과 권한을 더욱더 요구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공개가 에쿼티 투자의 성격을 띄면서 결국은 암호화폐 펀드가 벤처캐피탈(VC)의 역할을 대체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제주도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허브도시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암호화폐 자금 조달 방식으로 제도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 미래의 블록체인 허브도시는 궁극적으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산업과 관련된 금융 허브도시로 발전될 전망이다. 제주가 그 변화의 중심축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