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복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장

오는7일과 8일, 문예회관에 오면 관객들의 마음에 오래 기억되면서 따스함과 즐거움이 넘쳐나는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립무용단은 지난해 기획공연 '자청비'에 이어 올해 다시 또 '자청비-오름에 부는 바람'의 무대를 마련했다.

농경신 자청비의 이야기는 제주큰굿에서 '세경본풀이'란 이름으로 구연되던 제주의 대표적 신화다.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자리 잡아 왔던 자청비를 소재로 한 작품은 창단 30주년을 앞둔 우리 도립무용단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무용단 창단 때는 '생불화(1990')란 제목으로 이어서 '무속악의 어울림 자청비뎐(1996)' '서천꽃밭(1998)' '생불화(生佛花)(2000)' '자청비(2017)'란 타이틀로 이미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모든 일 처리를 스스로 자청해서 해결하려 들면서 꿈을 이뤄내는 위대한 여신의 자기 초월적인 환상여행은 마치 오름에 부는 바람이 자연을 춤추게 하듯 황홀하기만 하다.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오름의 우주적 생명성이 여신 자청비란 인물의 내면적 속성으로 자리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의 운명을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도록 작용한다. 

결국 자청비는 하늘나라 시부모의 무서운 시험을 거쳐야 풍농의 여신이 될 수 있었다. 불타는 숯불 위의 날선 칼 다리를 걸으면서 올리는 그녀의 기도는 마치 처절한 외침이자 구원의 바람소리처럼 오름 위를 진동시킨다.

"하늘이여 이 자청비를 돌보소서. 찬 비 내려 뜨거운 칼날을 식히시고, 이 몸을 날렵하게 날도록 하시어 저 타는 불구덩이에 떨어지지 말게 하시고, 나를 지켜보는 우리 님을 위해서라도 서슬 퍼런 칼날 위로 나를 건너게 하소서"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의 대본, 동·서양을 넘나드는 이색적인 선율의 음악, 여기에 전통과 현대의 융복합적인 춤사위가 안무로 뒷받침되면서 더 생동감 있고 완성도 높은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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