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운진항이 가로등이 없는 상태로 지속되면서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1일 동트기 전 새벽 운진항에서 출항 준비를 하는 어부들이 의지하는 것은 옆 어선에서 먼저 켜둔 불빛이 전부다. 잠깐 긴장을 놓치면 넘어지거나 바다에 빠질 수도 있는 등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어민 이모씨는 "새벽녘에 배에 오르다가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진 적이 있다"며 "가로등 하나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운진항어부회에 따르면 운진항에는 어선 27척·레저보트 12척 등 총 39척의 배가 운항중에 있다. 또 지난해부터 가파도와 마라도를 오고가는 여객선이 입·출항 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준공한 운진항에는 10년째 가로등이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로등이 없는 야간이나 새벽에 사람이나 자동차가 바다에 빠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까지 큰 사고가 난 적은 없지만 운진항 안에서 어선끼리 부딪히거나 접안 등을 할 때 시설과 어선이 충돌할 뻔한 상황도 빈번하다.

운진항어부회관계자는 "야간이나 새벽에 물양장에서 배를 돌리거나 접안할 때 시야가 확실히 확보되지 않아 너무 위험하다"며 "행정에 지속적으로 가로등 설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예산 부족 문제 등으로 인해 가로등을 설치하지 못했다"며 "최근 가로등 설계용역이 진행 중에 있으며 예산이 확보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수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