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올해도 농사는 풍년이라고 한다. 감귤산업은 햇살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월동채소 농가는 울상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통계에 따른 주요 월동채소 재배 현황을 살펴보면 전년대비 재배면적이 증가한 품목은 월동무(6.2%), 양배추(2.0%), 비트(114.6%) 등 3개 품목이며 재배 면적이 감소한 품목은 마늘(5.3%), 브로콜리(9.0%), 당근(6.0%), 쪽파(18.3%), 콜라비(7.7%) 등 9개 품목이다. 

특히 월동무는 재배면적, 작황 등은 평년수준보다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농가는 한파로 인한 월동무 생산량이 자연감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농사가 자연환경과 밀접한 산업인 만큼 농가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월동무 시장은 재배면적 과잉 및 과소, 산지의 작황, 기상변화 조건 등에 의해 가격결정 변동 폭이 매우 큰 작물 중 하나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계약재배, 수매비축, 시장격리, 산지폐기 등 방법으로 수급안정과 시장안정화에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사업효과 극대화와 더불어 농가소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현행 월동무 수급안정제도 보완하는 몇 가지 정책과제를 제안한다.

첫째, 월동무 산업 발전 기본계획 수립이다. 월동무는 감귤 다음으로 생산량과 농가 조수익이 높은 작물이다. 그러나 과수, 콩, 녹차, 마늘 등 작물에서는 재재, 가공, 유통,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융합 및 6차산업화 등 다양한 기술과 시장 흐름을 파악해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 월동무 재배가 20년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월동무 발전 계획수립은 농가와 제주 농산업 발전에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둘째, 가공용과 생식용 분할 생산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제주 월동무 품종은 백무에 치중돼 있다. 백무 소비시장은 김치, 치킨, 찜용으로 소비되고 있으며 일부가공용(쌈, 말랭이 등)에 제한적이다. 

따라서 백무품종의 가공제품은 시장이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인식에서 기존 관렴을 깨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의견이다. 따라서 차별된 기능성 무 품종 공급과 첨단 바이오기술 도입 및 가공기술이 필요하다.

셋째, 월동무 기능성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어느 전문가가 홍보는 브랜드의 가치라고 했다. 시장은 형성된 것이 아니라 형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상품브랜드는 소비자가 인식해야 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와 필요성을 느껴야 비로소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월동무 시장개척은 소비시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 보다 다양한 홍보 전략과 마케팅이 중요하다.

넷째, 월동무 가공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기능성 월동무 품종 육성을 통해 가공산업으로 연계가 절실하다. 가공상품으로는 건강지향형 식품, 디톡스 제품, 기능성 식품, 화장품, 헬스케어 제품 및 기타 소재 등으로 가능하다.

다섯째, 월동무 소비촉진 전략으로는 유명쉐프의 월동무 요리와 레시피 개발 보급을 통한 소비촉진, 트랜드 신드름 형성, 방송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 등을 통한 주부들이 손쉽게 요리 가능한 월동무 식단으로 연계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사이먼큐네츠는 "농업발전이 없이는 선진국이 될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세계경제를 이끄는 선진7개국(G7) 국가도 역시 농업 선진국이다. 세계농업 환경이 변하고 있으며, 국내 농업환경 역시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특히 제주는 1차산업 비중의 국내평균 6~8배가 된다. 따라서 4차산업 혁명도 1차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기술개발과 패러다임 전환과 혁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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