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 상수도 관정(자료사진=연합뉴스).

연간 250억원 투자 배수관만 정비…굵은 송수관 사업대상 제외

제주도가 유수율 제고사업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해 예산 투입에 비해 개선효과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는 2016년부터 총사업비 4009억원(국비 1812억원·지방비 2197억원)을 투자해 2025년 유수율을 45.7%에서 85.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유수율 제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2016년 오라·애월·토평 지구에 대해 179억원을 투입,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그 결과 1일 6070t의 누수절감으로 이 지역 유수율이 44%에서 85%로 개선됐다.

도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한림·한경, 구좌·성산 블록에 149억원, 올해 조천, 남원·대정, 표선·안덕 블록에 189억원을 투자해 유수율 제고를 위한 상수도관망 최적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도 전체 유수율 개선 효과는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배수지에서 마을 입구까지 연결된 배수관(총연장 1907.6㎞)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정작 수원지에서 도내 150곳의 배수지에 연결된 송수관에 대해서는 정비를 하지 않았다. 송수관은 관경이 300㎜ 이상으로 배수관(300㎜ 이하)보다 두껍다.

또한 송수관의 경우 설치한 지 13~20년 이상으로 배수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후화됐다. 도는 총연장 469.6㎞에 달하는 송수관에서 새는 수돗물의 양을 전체 생산량의 10% 안팎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는 내년부터 송수관 정비사업에 200억원 안팎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수율을 6~7%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윤춘광 의원(동홍동)은 2019년도 제주도 예산안 심사에서 "누수로 인한 손실이 연간 수백억원에 달한다"며 "유수율 제고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진척이 전혀 안보인다. 이유가 뭐냐"고 지적했다.

강창석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그동안 배수지에서 마을까지 연결된 배수관에 대해서만 정비를 하다보니 유수율 개선효과가 1~2%에 그쳤다"며 "내년에는 450억원을 투자해 배수관은 물론 송수관에서 새는 물을 줄인다면 유수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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