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기껏 은행 빚을 내 가게를 차렸더니 장기불황과 물가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매출은 갈수록 떨어진다. 설상가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까지 오르면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익은 고사하고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등 영업비용을 맟추기도 빠듯한 상황이다보니 폐업까지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부지기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집계한 도내 소상공업계의 올 상반기 매출금액은 지난해보다 4.9% 줄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광주(5.4%)ㆍ서울(5.2%)ㆍ경기(5.1%) 다음으로 높은 감소율이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든데 따른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제주지역 소비자심리지수(CSI) 조사를 보면 11월 도내 소비자들의 소비지출 전망CSI는 111로 9월 표본 개편 후 두달 연속 0.2%포인트씩 떨어졌다. 향후 경기전망CSI 역시 올들어 가장 낮은 78을 기록하면서 밝지 않다.

이처럼 장사도 안되는데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오르고 이자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차라리 문을 닫는게 낫다는 푸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자영업 폐업률 모형화 모델에는 대출금리가 0.1%포인트 오를 때 폐업위험도는 7~10.6%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의 폐업위험도가 10.6%로 가장 컸다. 지난해 도내 가동사업자 대비 폐업률은 10.2%, 신규사업자 대비 폐업률은 56.3%에 달한다.

임금노동 시장이 취약한 제주에서 자영업은 지역경제를 이끌어가는 근간이자 실핏줄이다. 자영업이 건강해야 제주경제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자영업이 무너지면 밑바닥 내수경기도 살아나지 못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이 흔들리게 된다. 위기의 제주 자영업을 살리는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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