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도청 제공.

원 지사, 도의회 예결위 출석요구에 불응…집행부·의회 갈등 예고

제주도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 중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문제를 추궁하기 위해 원희룡 지사 출석을 요구했지만 원 지사가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제주도의회가 의회 차원의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집행부와 의회간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조훈배 의원(안덕면)은 6일 오전 2019년도 제주시·서귀포시 예산안 심사에 앞서 고현수 위원장에 원희룡 지사의 출석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공론조사위원회가 (녹지국제병원) 불허를 권고했는데 원 지사가 개원을 허가한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을 심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오후에라도 지사가 출석하도록 위원장이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고현수 위원장(비례대표)은 "도민들의 관심이 크고 원 지사가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적극 존중하겠다던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에 질의와 답이 필요하다"며 "위원장의 권한으로 도지사 출석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도지사에 대한 출석 요구가 24시간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긴급히 도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위원장 권한으로 (원 지사에) 출석을 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도의원들의 비난도 가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삼도1동?삼도2동)은 "이번 결정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도민의 여론을 무시했다. 더 이상 도지사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예산안 신사를 보이콧하자고 건의하고 싶지만 도민들을 위해 의회라도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차마 못하겠다. 원 지사가 본인의 정치를 위해 공직자와 도민, 제주도를 이용한다면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고은실 의원(비례대표)은 "영리병원 허가는 도민과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며 "원지사는 즉각 허가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원 지사가 불출석을 통보했고, 고현수 위원장은 '의회차원의 대응'을 천명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도의원 29명은 긴급성명을 내고"원 지사가 '대권 행보'를 위해 내린 정치적 결정"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도민들의 뜻과 민주주의를 일거에 짓밟는 폭거"라며 "원 지사의 정치적 선택을 기억할 것이고 그에 따른 마땅한 책임도 지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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