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 분리 배출되는 폐비닐류의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폐비닐류로 벙커C유를 대처하는 재생연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도내 폐비닐류 재활용업체가 반입을 중단한 것이다.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는 탓이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시행 후 폐비닐류 수거량은 크게 늘었지만 처리난이 반복되면서 이를 재활용하는데는 행정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폐비닐류 재활용업체인 제주클린에너지는 최근 폐비닐류를 반입하지 않고 있다. 폐비닐류 열분해 연료유(정제유)를 더이상 판매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올들어서만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폐비닐류 처리난이 발생하자 제주도는 남부발전본부와 제주클린에너지가 생산하는 폐비닐 정제유를 사용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연간 1000㎘의 계약물량이 채워져 지난달말부터 판매가 중단된 것이다. 도가 도내 아스콘회사 3곳에 납품하기로 한 계약 물량 1000㎘도 이미 판매가 끝난 상태다.

그런가하면 2010년 제주시와 회천동매립장내 폐비닐류 수거·처리 협약을 맺은 한 업체는 소송 등 각종 이유로 지금까지 폐비닐류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폐비닐류 1369t이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8년째 야외에 방치돼 있지만 행정은 해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처럼 재활용이 막히면서 제주시 회천동 폐비닐 시설에는 처리하지 못한 수천톤의 폐비닐류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도내 폐비닐류 수거량은 2014년 4479t에서 지난해 4657t으로 늘었다. 올해도 5000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요일별 배출제 시행에 따른 분리 배출로 수거량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거가 아니다. 수거에만 그친다면 말그대로 쓰레기일 뿐이다. 자원순환을 위한 재활용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껏 폐비닐류 자원화를 위한 정제유를 만들어도 팔 곳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안정적인 판로 확보 등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과 근본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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