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지가"를 부르며 왕을 맞이했다는 가락국 구지봉에는 거북이와 여섯개의 알이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다.(구해 구지봉)
 우리 고대사의 숱한 비밀이 담겨져 있는 삼국유사는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출간됐다. 시인이자 국문학자인 고운기와 사진작가 양 진이 함께 펴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는 이제까지 출간된 많은 삼국유사 중 가독성면에서 단연 우위에 놓일 만하다.

 고려 충렬왕 시기 보각국사 일연이 쓴 삼국유사는 단군신화를 비롯, 삼국의 건승 신화 등 다양한 설화적 요소들로 한국문학의 보고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삼국유사는 중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책의 이름만 아는 수준에 그치는 고전으로 여겨져 왔다.

 삼국유사의 편찬 순서인 기이, 흥법 등을 순서대로 일괄하지 않고 삼국유사 전반부의 기이편과 흥법편을 그 역사적 흐름과 민중들의 삶의 현장과 연결해 정리한 고운기 판 삼국유사는 10년 동안 삼국유사의 현장에서 건진 400여장의 사진과 어우러져 살아있는 역사로 다가온다.

 고대의 기록에서 현대의 의미를 찾는 저자의 노력은 서울 풍납토성에서 정암사 적멸보궁, 처용암에 이르기까지 국토를 종횡무진 누리며 직접 발 품을 판 데서도 알 수 있다.

 삼국유사 연구서와 번역본 등을 펴낸 바 있는 저자는 가히 삼국유사 마니아라 할 만 하다. 일반인들을 위한 해설서의 성격을 지닌 이번 책은 박제된 고대의 역사적 사건들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적절하게 재단해 다시 내놓아 흥미를 끈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수로부인이 미시족의 원조격이라거나 김유신의 부인인 문희가 순애보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설명은 한문투의 번역문에서 결코 찾을 수 없는 고대사 읽기의 맛을 던져준다.

 특히 저자와 함께 10년동안 삼국유사의 현장을 누빈 양 진이 직접 쓴 사진 설명은 책 읽는 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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