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휘공 프로젝트 '2018 사라진 것들의 미래-사남굿 설문대' 17~23일 기획 
한진오·이도희·유용예 등 설문대 전설지 찾아 퍼포먼스·영상·사진 발표

제주의 상징인 '설문대할망'이 단절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00년대로 접어들어 극심한 난개발로 제주 자연이 극심한 상처를 입으면서 설문대 설화지도 이미 훼손됐거나, 훼손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설문대의 전설이 깃든 다양한 설화지들이 모두 천연의 자연물이라는 점에서 자연 훼손은 곧 설화지의 훼손으로 이어져왔다. 설화지마다 전해져 내려온 놀라운 이야기들도 근래에는 지역주민조차 모를 정도로 전승이 끊겼다.

한진오·이도희·유용예 작가가 중심이 된 '불휘공 프로젝트'는 개발 만능의 시대에 섬의 창조주 설문대할망의 부활을 꿈꾸는 프로젝트 '2018 사라진 것들의 미래-사남굿 설문대'를 진행한다.

17일부터 23일까지 제주성지 인근 제주W스테이지에서 이어지는 프로젝트는 물성숭배로 잃어버린 영성과 자연성을 되찾기 위해 사진·영상·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부활의 굿판이다.

첫날과 마지막날은 퍼포먼스가 장식한다.

17일 오후 5시 오프닝퍼포먼스는 한진오의 '말미'와 이도희의 '보컬라이징'이 교차되는 사운드퍼포먼스와 제의적인 몸짓이 어울리며 제주W스테이지 안팎을 정화한다.

23일 오후 4시에는 이도희를 중심으로 고석철·김현주·이성희·한진오씨가 클로징퍼포먼스에 참여한다. 제주굿의 소리와 연물, 이도희 특유의 보컬라이징과 전위적인 춤이 어울려 관람객들과 함께 여신 설문대의 부활굿을 진행한다.

영상 퍼포먼스는 이도희의 현장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진행된 순례의 과정을 유용예의 사진과 한진오의 영상기록으로 보여준다. 여신 설문대의 전설지와 제주4·3 유적지, 개발로 인해 자연성을 상실한 도심에서 영성을 일깨우는 굿판을 벌인다.

배우와 연주자로 이도희·고석철·김현주·이성희가 참여했고, 촬영과 사운드디자인, 레코딩 등 스탭으로 민경언·박선영·박성준·박정근·송동효·오영섭이 함께 했다.

유용예 작가의 사진 전시에서는 전설지와 함께 난개발로 인해 파괴된 자연의 참상을 고발하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은닉된 물성의 욕망을 들춘다. 

전시는 프로젝트 기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만날 수 있다.

또 20일 오후 6시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21~22일 오후 6시에는 창작 영상작품을 소개하는 스크리닝데이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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