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민일보 자료사진.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정상적인 호황인가 월드컵을 앞둔 일시적 거품인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4개월 동안 제주관광 성적표가 내국인 활황, 외국인 침체로 요약되고 있는 가운데 3·4월의 관광객 급증과 향후 전망을 놓고 관광업계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제주관광은 지난 1월 전년 동기대비 8.7%의 신장세를 시작으로 2월 +8.9%를 나타낸 이후 3월부터 수직상승한 16.7%의 성장세를 두달 동안 이어갔다.

이 기간동안 성장세를 주도한 것은 내국인 관광객. 내국인 관광객은 1월과 2월 각 +11.8%와 9.8%를 비롯해 3월에는 +18.6%에 이어 지난달에는 +18.1%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올해 제주관광의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들 두고 관광업계의 의견은 3월부터 몰리고 있는 국내 관광객이 경기 회복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의견과 일시적 현상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월드컵 기간을 피해 몰리는 일시적 거품 현상이라는 의견을 피력하는 이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일반단체관광객과 가족단위관광객이 각 20%, 22% 폭증한 것을 경기상승으로 설명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3월 수학여행객이 2만여명으로 전년보다 50% 증가한데이어 4월에도 66%나 늘어난 것은 월드컵 기간의 행사를 자제하라는 요청이 아니었다면 설명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여기에다 월드컵 개최가 다가온 이달 7일까지 내국인 관광객 증가율이 9%로 정상적인 증가세로 후퇴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객실난이 우려되는 6월을 피한 현상으로 이해해야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주식 활황이 증명하듯 국내경기가 좋아짐에 따라 여행심리 상승으로 이어진 지극히 정상적인 관광호황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국내 각 기업체가 4월들어 제주지역에서 연수를 겸한 각종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이에 따른 고급 단체고객이 폭증, 특급호텔과 골프장을 중심으로 활황을 타고 있음을 예로 들고 있다.

여기에는 올해 봄 관광객이 제주만이아니라 전국의 주요 관광지가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두가지 사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근래 보기드문 관광활황을 띠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한쪽에 치우친 분석만으로는 3·4월의 제주관광호황을 설명하는데 편협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3·4월의 호황세는 바닥을 치고 올해부터 분명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경기회복에 기인한 정상적인 관광행렬과 함께 월드컵기간을 피한 제주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각각의 주장들이 모두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관광객 증가가 내재적 유인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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