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업종별 일자리 미스매칭이 심각하다.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아우성인 업종이 있는 반면 일부 업종은 구직자들이 일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도내 청년 구직자 상당수가 좋은 일자리 기준으로 높은 급여를 생각하지만 대다수 업종의 임금 수준이 낮은 지역 현실 탓이다.

제주도와 고용노동부 주최·제주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지난 10일 열린 '2018 제주고용포럼'에서 김재순 J&Company 이사가 발표한 직종별 구인배수 분석 결과는 도내 업종별 구인·구직난 편차를 잘 보여준다. 구인배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사업체가 인력을 구하기 힘들고, 숫자가 낮을수록 구직자의 취업난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내에서 구인난이 가장 심한 업종은 농림어업으로 구인배수가 15.86이었다. 이어 제조 단순직 9.5, 화학·환경생산직 6.0, 돌봄서비스직 3.73, 식품가공생산직 2.89, 여행·숙박 서비스직 2.05 등의 순이었다. 반면 관리직(0.19), 경영·행정·사무직(0.46), 금융·보험(0.17), 교육직(0.02), 법률직(0.44), 예술·디자인·방송직(0.42%) 등은 취업을 원해도 일자리가 부족했다.

이처럼 업종별로 일자리 미스매칭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임금에 따른 일자리 질에 기인한다. 고태호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이 도내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가 좋은 일자리 임금을 월 312만원이라고 답했다. 제주현실과 정치적 합의 수준을 감안해도 월 241만원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번듯한 대기업 하나 없는 제주는 공무원·공기업이나 전문직을 제외하면 영세한 중소업체가 대부분이다. 청년 임금도 월 200만원 남짓이니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을 수가 없다. 지역 중소업체들의 임금과 근로조건 향상 등 고용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하지만 경영사정이 어려운 업체들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중소업체에 대한 세제혜택과 보조금 지원 및 유망기업 육성 등 제주도 차원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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