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병 사진작가 15~20일 문예회관서 '생명의 숲 곶자월' 사진전
다양한 계절과 생태 담은 45점 선봬…15일 작품집 출판기념회도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은 용암이 만들어낸 암괴지대 위에 야생의 제주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원시림이다. 

백록담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이 굳고, 그 위를 풀과 꽃, 나무가 덮어 숲을 이룰 때까지 영겁의 시간을 보내오며 날 것의 제주자연 그 자체를 지켜왔다. 어두운 바위와 그 사이 뿌리 내린 아름드리 나무들의 그늘로 뒤덮인 범접하기 어려운 숲이자, 영험한 기운을 내뿜는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문명의 발전과 끝모를 개발 야욕은 인간과 곶자왈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버렸다. 곶자왈 위에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고, 도로는 숲을 갈라놓는다. 곶자왈을 끼고 있던 마을까지 팽창하면서 야금야금 곶자왈을 잠식했다.

그래서 여기, 원시성을 잃어가는 곶자왈이 안타까워 카메라를 든 작가가 있다.

오는 15일부터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홍순병의 시각-생명의 숲 곶자왈' 사진전과 출판기념식을 갖는 홍순병 사진작가다.

홍순병 작가는 '더 늦기 전에 곶자왈의 속살을 사각 프레임에 담아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숙명처럼 느끼면서 카메라를 들고 깊이 더 깊이 곶자왈 안으로 파고 들었다.

곶자왈의 사계절과 이름 모를 야생화·버섯, 그리고 나무들. 또 수많은 새와 파충류, 곤충, 습지까지 곶자왈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을 카메라를 통해 마주했다.

그렇게 태곳적 제주의 주인인 곶자왈과 대화를 나눠온 세월이 10여년이다. 그간 길도 없는 숲을 누비며 담아온 사진들을 전시와 함께 작품집으로 엮어 세상에 꺼내놓는다.

15일 오후 3시 전시오픈 및 출판기념식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열리는 사진전에서는 곶자왈의 계절과 다양한 생태를 담은 작품 45점을 선보인다. 작품집에는 곶자왈 사진 300여점을 수록했다.

홍순병 작가는 "또 한 번의 영겁의 시간동안 곶자왈이 태초의 모습 그대로 영원히 간직되기를 바란다"며 "곶자왈은 제주 그 자체이자, 영원한 도민의 재산이며, 제주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생명의 숲이기 때문"이라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한편 작가는 15세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해 지난 30여년간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제주환경사진연합회장과  세계자연보전연맹 이사, 제주도 문화예술위원 등을 역임하고 현재 곶자왈생태기록보전연구소장과 제주도지속가능교육센터 이사, 제주국립공원 범도민 추진위원, 클린환경 제주만들기 평가위원을 맡는 등 환경 분야에 집중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도사진대전 초대작가, ㈔한국사진작가협회 전국사진공모전 심사위원이며  대한민국 사진 전람회 입선, 제주전국관광사진공모전 대상, 일본 IPA국제사진전 금상,  제주도 미술대전 특선 등 50여회 수상했다. 문의=010-3691-0902.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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