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악취 방지 전국 공통과제…폐기물 자원화 필수

천안·김포시 소각시설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주력
소각열 활용 수입 창출…제주형 자원화 방안 필요
주민편익시설 조성·혐오시설 인식 개선 노력 요구

제주특별자치도가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를 시작으로 자원순환사회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하다. 생활폐기물 배출량 감소와 분리배출 생활화,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 폐기물 자원화, 환경오염 최소화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조성중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본격 가동되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폐기물 발생량과 매립량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매립장 포화시기가 앞당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대기오염과 악취 발생을 원천 차단, 혐오시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기오염·악취 발생 최소화

폐기물처리시설 운영에 따른 대기오염 및 악취 방지는 전국 공통 과제다. 

충남 천안시 생활폐기물 소각시설도 악취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음식물폐수를 처리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냄새 민원은 거의 없다. 소각시설에서 400m 떨어진 음식물처리시설에 관을 연결, 음식물폐수를 외부 노출 없이 반입해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김포시자원화센터 역시 꾸준한 악취측정과 시설 개선을 통해 민원을 줄여나가고 있다. 

또 수도권 대기환경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제주도는 광역 소각·매립시설과 음식물처리시설 분리 추진으로 악취민원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대규모 소각장과 매립장을 갖춘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내년초 준공한데 이어 2021년 서귀포시 색달동 광역음식물처리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가연성폐기물과 음식폐기물을 혼합 배출하는 문제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악취 차단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폐기물 분리배출 생활화가 뒷받침돼야 악취 문제 해결은 물론 효율적인 소각시설 운영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폐기물처리시설 소각열 활용

대기오염 및 악취 방지와 함께 폐기물 자원화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를 본격 시행, 재활용품 회수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1일 1302.2t이며, 이중 738.1t을 재활용하면서 56.7%의 재활용률을 기록했다. 2016년 재활용률 53.4%와 비교하면 3.3%포인트 상승, 재활용률 증가와 함께 폐기물 매립량 감소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앞으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서 발생하는 소각열 등을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천안시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은 폐열보일러에서 발생한 소각열로 스팀을 생산, 민간시설에 공급하며 연간 70억원에 달하는 세외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김포시자원화센터도 소각열로 스팀을 생산해 지난해 6억7453만원의 판매수입을 거뒀다. 

소각열은 민간시설에 판매될 뿐만 아니라 재활용선별장과 음식물처리시설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 제주지역에 맞는 소각열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혐오시설 도민 인식 개선

김포시자원화센터 견학시설.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인식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 환경오염과 악취를 유발하는 시설이 아니라 주민편익시설과 공원 등 휴식공간을 갖춘 시설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천안시는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인근 주민들이 50%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한들문화센터를 천안시 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한들문화센터는 지상 1층 수영장·탈의실·샤워실·이벤트홀, 지상 2층 찜질방·헬스클럽·수영장 관람석 등으로 구성됐으며, 주변에 게이트볼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도 운영중이다.

김포시자원화센터 인근에 들어선 김포한강스포츠센터도 주민편익시설이다.   

김포한강스포츠센터는 실내수영장과 다목적강당, 헬스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인근 주민들에게 50% 이용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견학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주변에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익시설과 휴식공간 등을 조성하고 도민 인식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 등이 요구되고 있다. <끝> 김경필·양경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자원순환사회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폐기물 자원화 및 분리배출 생활화, 혐오시설 인식 개선 등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사진은 김포시자원화센터와 주택가 사이에 조성된 공원시설로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경필 기자

주민 참여 없이는 자원순환사회 조성 한계
무단 투기 근절 요구…자생단체 역할 중요


제주 자원순환사회 조성을 위해서는 행정의 역할과 함께 도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생활폐기물 배출량 감소와 분리 배출 등 주민들의 참여 없이는 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사회 완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는 환경오염 문제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단속 및 수거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등 행정력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제민일보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래리서치에 의뢰해 도내 성인 남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이 시급한 상황이다. 

주변에서 쓰레기 무단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0%가 동의했다. 

아직도 일부 도민들이 쓰레기 처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주지역 쓰레기 처리난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가 동의했지만 20대 이하 동의 의견은 4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지속적인 홍보가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뤄지는 행정 주도의 홍보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자생단체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문이다. 

주민자치위원회와 청년회, 부녀회 등 자생단체를 중심으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실천과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생활화 등을 적극 홍보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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